임차인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요건 – 인정 대상과 범위

2026-09-08

By: 임철한 기자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이라고 해서 모두 임대인에게 사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의 동의, 건물과의 결합 상태, 객관적인 사용 편익, 임대차 종료 원인과 시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임차인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요건에서 먼저 정리할 법적 쟁점

부속물매수청구권은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에 붙인 물건을 임대인이 매수하도록 요구하는 권리입니다. 민법 제646조는 건물 기타 공작물의 사용 편의를 위해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부속한 물건을 대상으로 정하고 있으며, 임대인에게서 매수한 부속물도 매수청구 대상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임차인이 비용을 지출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어떤 물건을 설치했는지, 누구의 소유인지, 건물에 어떻게 결합됐는지, 설치 당시 임대인의 동의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동의는 반드시 별도의 서면으로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임대인이 시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동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설치를 알고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지, 계약 목적상 설치가 예정돼 있었는지, 원상회복을 요구했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또한 건물에 붙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속물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건물 자체의 구성부분이 되어 별도로 떼어낼 수 없는 부분인지, 아니면 임차인 소유의 독립된 물건으로 남아 있는지가 구별의 출발점입니다.

성립 요건과 판단 기준

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다8029 판결은 부속물을 임차인 소유의 물건으로 보면서, 건물의 구성부분이 아니고 건물 사용에 객관적인 편익을 주는 물건이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기준은 설치비가 크다는 사정이나 영업에 꼭 필요했다는 사정과는 다릅니다.

객관적인 편익은 해당 임차인 개인의 사업 방식이 아니라 건물 자체의 사용 목적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건물의 구조, 임대차계약 당시 합의한 사용 목적, 건물의 위치와 주변 환경이 함께 고려됩니다.

예를 들어 건물의 일반적인 사용에 도움이 되는 출입문, 새시처럼 독립성이 있는 시설은 부속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 업종의 영업 방식에만 필요한 전용 설비나 내부 장식은 건물의 객관적 편익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카페, 음식점, 미용실처럼 업종별 시설이 많은 점포에서는 특히 구별이 필요합니다.

시설이 건물의 일부가 된 경우에는 부속물매수청구보다 다른 법적 문제가 먼저 검토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분리 가능한 물건이라도 건물 사용과 무관하고 임차인의 개인 영업에만 쓰였다면 청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임대차가 어떻게 종료됐는지도 중요합니다. 대법원 1990. 1. 23. 선고 88다카7245, 88다카7252 판결은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부속물매수청구권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계약을 끝내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만 볼 것이 아니라, 차임 미지급 등 임차인의 의무 위반으로 해지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인의 갱신 거절이나 기간 만료처럼 임차인의 채무불이행과 무관한 종료라면 별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적법한 권리 행사가 인정되면 매수청구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대금이 정해집니다. 실제 설치비, 감가상각 전 장부가액, 임차인이 기대하는 철거 비용이 그대로 매매대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흐름
law-sense.com
1
임대인의 동의와 설치 사실 확인
2
건물 편익과 독립성 기준으로 분류
3
부속물 목록과 매수 의사 표시
대금 지급과 목적물 반환 조정

절차 진행과 준비 자료

실무에서는 먼저 설치 시설의 목록을 만들고 각각의 상태를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설명만 적지 말고 설치 위치, 설치 시기, 설치 방법, 현재 상태, 분리 가능 여부까지 함께 기록해야 판단 자료가 됩니다.

임대인의 동의를 입증할 자료로는 임대차계약서, 공사 승낙 문서, 문자메시지, 전자우편, 공사 전후의 대화, 임대인이 공사 현장을 확인한 사진 등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동의가 명시적이지 않다면 여러 자료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가 중요합니다.

소유권 자료도 준비해야 합니다. 공사계약서와 세금계산서, 계좌이체 내역은 누가 시설을 설치하고 비용을 부담했는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기존 임차인에게서 시설을 넘겨받았다면 양도계약과 임대차 승계 경위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사진과 영상은 시설의 결합 상태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전체 위치가 보이는 사진과 연결 부위, 고정 방식, 분리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가까운 사진을 나누어 보관하는 편이 좋습니다.

대금 산정을 위해서는 설치비 영수증만 모으는 데 그치지 않아야 합니다. 매수청구권 행사 당시의 상태와 거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감정자료, 유사 시설의 거래자료, 중고 시세 자료 등을 준비하는 것이 실질적인 금액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임대인이 대금 지급과 목적물 반환을 동시에 요구하는 경우에는 동시이행항변권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대방이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할 준비를 하지 않으면 나의 의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방어수단을 뜻합니다.

분쟁 대응에서 유의할 부분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4다317332, 317349 판결은 적법한 부속물매수청구 후 임대인이 매매대금을 지급하거나 적법하게 제공하지 않았다면 임차인의 계속 점유를 원칙적으로 불법점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임차인이 언제까지나 건물을 점유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임대인이 대금을 지급하거나 적법한 이행 제공을 했는지, 임차인이 반환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남아 있는지, 별도의 손해배상 약정이 있는지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임대인이 부속물의 매매대금채권과 손해배상채권을 상계하겠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시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상계가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그 이전의 점유가 처음부터 불법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계약서에 시설비를 청구하지 않거나 무조건 원상회복한다는 조항이 있다면 문언만 보지 말고 약정의 전체 취지를 살펴야 합니다. 민법 제652조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의 효력을 제한하지만, 모든 원상회복 약정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을 다음 임차인에게 넘긴 경우에도 권리관계가 단순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5. 6. 30. 선고 95다12927 판결처럼 임차인 지위와 시설의 승계 경위, 시설비 지급 여부, 양도 제외 약정이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소송에서는 시설별로 인정 여부를 나누어 주장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하나의 공사 전체를 일괄해 비용으로 청구하기보다 부속물에 해당한다고 보는 항목과 그렇지 않은 항목을 구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임대인의 서면 동의가 없으면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나요?

서면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이 설치 사실을 알고도 공사를 용인했는지, 계약상 시설 설치가 예정됐는지 등으로 묵시적 동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차인이 동의 사실을 입증해야 하므로 관련 대화와 자료를 보관해야 합니다.

Q2) 임차인이 설치한 인테리어는 모두 매수청구 대상인가요?

모든 인테리어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 소유이고 건물의 구성부분이 아니면서 건물 사용에 객관적인 편익을 주어야 합니다. 특정 업종이나 임차인의 개인적인 영업 방식에만 필요한 시설이라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Q3) 임대차가 끝난 뒤 건물을 먼저 반환하면 매수청구를 할 수 없나요?

목적물을 반환했다는 사정만으로 권리가 당연히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반환 과정에서 시설비나 매수청구권을 포기한다는 합의가 있었는지, 시설을 철거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환 전 시설 상태와 권리 유보 의사를 문서로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식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장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