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부과 처분은 법령상 기준에 따라 산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적법한 것은 아닙니다. 위반행위의 실제 내용과 행정목적, 상대방이 입는 불이익 사이에 균형이 무너졌다면 비례원칙 위반을 이유로 처분의 전부 또는 일부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과징금 부과 처분 판례에서 먼저 정리할 법적 쟁점
과징금은 행정청이 법 위반행위에 대해 부과하는 행정상 금전 제재입니다. 불법적인 경제적 이익을 환수하는 기능과 위반행위를 억제하는 제재 기능이 함께 있으므로, 단순히 실제 얻은 이익보다 과징금이 많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행정청에는 법령이 정한 범위 안에서 부과 여부와 금액을 정하는 재량이 인정됩니다. 재량이란 여러 가능한 처분 중 법이 허용한 범위에서 적절한 결론을 선택할 권한을 말하지만, 그 권한도 무제한은 아니며 사실오인, 평등원칙 위반, 비례원칙 위반이 있으면 법원의 통제를 받습니다.
비례원칙은 행정목적과 제재 사이의 균형을 요구합니다. 「행정기본법」 제10조는 행정작용이 목적 달성에 유효하고 적절해야 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고, 침해되는 국민의 이익이 의도한 공익보다 크지 않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징금 산정표의 기계적 적용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때 법원은 처분서에 적힌 사유만 형식적으로 읽지 않습니다. 위반행위가 발생한 경위, 기간과 태양, 고의나 과실의 정도, 얻은 이익, 피해 규모, 제재로 달성하려는 공익, 처분 상대방의 불이익을 함께 비교합니다.
성립 요건과 판단 기준
비례원칙 위반을 주장하려면 먼저 처분의 근거가 되는 위반행위 자체를 구분해야 합니다. 위반사실이 전혀 없다는 주장은 처분사유 부존재의 문제이고, 위반사실은 인정되더라도 금액이나 제재 수준이 지나치다는 주장은 재량권 일탈, 남용의 문제입니다.
대법원 99두9490 판결은 이 구분을 이해하기 좋은 사례입니다.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 고시된 만화라는 사실을 모르던 도서대여업자가 고시일부터 8일 후 청소년에게 그 만화를 대여했고, 행정청은 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700만 원 과징금 부과처분을 재량권 일탈, 남용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의 의미는 행정기준에 금액이 정해져 있어도 구체적 사정을 반영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기준액이 곧 언제나 부과해야 하는 확정액이 아니라면, 행정청은 위반행위의 실질과 상대방의 책임 정도에 맞게 감경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2005구합2360 판결도 같은 방향입니다. 보건소의 부당청구액 7,981,920원이 환수되었거나 환수될 예정인 상황에서, 공익적 의료기관의 운영 목적과 발생 경위, 부당하게 지급된 금액의 환수 사정을 함께 고려해 39,909,600원의 최고액 과징금 부과처분을 재량권 일탈, 남용으로 판단해 취소했습니다.
반대로 위반행위가 반복적이고 고의적이며 시장이나 소비자에게 미친 영향이 크다면 과징금이 실제 이익보다 많다는 이유만으로 비례원칙 위반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제재금에는 장래의 위반을 억제하려는 목적도 있으므로, 이익과 금액만 단순 비교해서는 부족합니다.
대법원 2020두48857 판결은 공정거래 관련 과징금 부과가 재량행위임을 전제로, 사실을 잘못 판단하거나 비례, 평등원칙을 위반하면 재량권 일탈, 남용이 될 수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처분을 다투는 사람은 이 법리를 자신의 사실관계에 연결해 설명해야 합니다.
절차 진행과 준비 자료
처분서를 받으면 먼저 위반행위의 특정 내용과 과징금 산정 구조를 분리해 읽어야 합니다. 처분서에 적힌 행위기간, 관련 매출액, 부과기준, 가중 또는 감경 사유가 실제 자료와 맞는지 확인하고, 서로 다른 행위가 하나의 금액으로 합쳐졌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다음으로 행정청이 어떤 자료를 근거로 금액을 산정했는지 확보해야 합니다. 조사보고서, 의견제출 안내, 심의자료, 산정표, 매출자료, 내부 검토 문서가 있으면 처분의 계산과 판단 과정을 재구성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의견제출 단계에서는 억울하다는 표현보다 사실관계의 순서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가 언제 어떤 행위를 했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위반을 즉시 시정했는지, 피해나 부당이득이 어느 범위인지, 같은 유형의 재발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를 자료와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행정청이 처분을 유지하더라도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서 다툴 수 있습니다. 소송에서는 처분사유의 존재, 법령 적용, 산정기초, 재량권 행사의 균형을 각각 주장해야 하며, 하나의 주장만으로 모든 쟁점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행정소송법」 제27조는 재량처분이라도 행정청이 재량권의 한계를 넘거나 남용하면 법원이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처분이 재량의 한계를 넘었는지를 심사하고, 위법한 범위가 분리되면 그 일부만 취소할 수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0누45287 판결은 하도급 과징금 중 432,000,000원을 초과하는 부분만 취소했습니다. 이처럼 산정자료가 남아 있고 위법한 금액과 적법한 금액을 구분할 수 있다면, 처분 전체가 아니라 초과 부분만 다투는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분쟁 대응에서 유의할 부분
재정상 어려움은 중요한 사정이지만 그 자체로 과징금 면제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매출 감소나 적자 자료를 제출하려면 위반행위의 규모, 부당이득, 제재로 인한 구체적 영향과 함께 제시해 과징금 수준이 왜 과도한지 설명해야 합니다.
행정청의 내부 기준을 지켰다는 주장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법원은 기준 자체가 법령에 맞는지뿐 아니라, 그 기준을 해당 사실관계에 적용한 결과가 관계 법령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한지도 살핍니다.
비교사례를 들 때는 금액만 나열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법 위반인지, 행위기간과 거래 규모가 유사한지, 사업자의 역할과 책임이 같은지, 과거 위반이나 시정조치가 있었는지를 맞춰야 평등원칙 주장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과징금과 부당이득 환수가 함께 이루어진 경우에는 두 처분의 목적과 산정근거를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환수된 금액이 있다는 사정은 제재의 필요성을 약화시키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제재 기능까지 당연히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소송에서는 처분 당시의 자료와 객관적 사실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분 이후에 만들어진 사정만 강조하기보다, 처분 당시 이미 존재했던 회계자료, 계약서, 업무기록, 시정 내역을 통해 행정청이 고려했어야 할 사정을 보여줘야 합니다.
결국 승패는 과징금이 많다는 인상보다 산정 과정의 불균형을 입증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위반행위와 금액 사이의 연결이 끊겼거나, 행정목적에 비해 상대방의 불이익이 현저히 크거나, 유사한 사건과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르게 취급된 경우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과징금이 실제 얻은 이익보다 많으면 바로 취소되나요?
그 사실만으로 과징금 처분이 곧바로 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징금에는 부당이득 환수뿐 아니라 위반행위 억제라는 제재 목적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위반행위의 정도와 공익침해가 가볍고, 행정청이 이익 규모와 책임 정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면 비례원칙 위반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2) 법령이나 고시에 산정기준이 있으면 감액을 요구할 수 없나요?
산정기준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구체적 사정을 고려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과 하급심은 기준에 따른 금액이라도 재량권의 한계를 넘으면 위법할 수 있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따라서 기준의 법적 성격과 함께 위반행위의 내용, 책임, 이익, 피해 및 처분의 불이익을 종합해 감액 또는 취소를 주장해야 합니다.
Q3) 과징금 처분 일부만 취소되는 경우도 있나요?
가능합니다. 여러 위반행위가 하나의 처분에 함께 포함되어 있어도 위법한 부분과 적법한 부분을 구분하고 각 금액을 산정할 자료가 있다면 일부 취소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송을 준비할 때는 전체 처분의 취소만 주장하기보다 어느 행위와 어느 산정 단계가 위법한지 세분해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식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