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보도자료 사진, 통계청 그래프, 공공기관 백서 이미지를 블로그나 콘텐츠에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다. 이 이용이 합법인지 판단하는 출발점은 저작권법 제24조의2(공공저작물의 자유이용)다.
이 글은 조문이 정하는 요건, 공공기관 자료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자료와 다르게 취급되는 구조, 공공누리(KOGL) 유형별 이용조건, 출처표시 의무와 위반 시 책임을 조문 기준으로 정리한다.
저작권법 제24조의2가 정하는 자유이용 요건
제24조의2 제1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작성하여 공표한 저작물, 또는 계약에 따라 저작재산권의 전부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저작물은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정한다.
핵심은 두 조건이다. 하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저작물이라는 점, 다른 하나는 이미 공표된 저작물이라는 점이다. 두 조건을 함께 충족해야 이 조항의 자유이용 대상이 된다.
다만 조문은 예외 없이 전부 허용하지 않는다. 제1항 단서는 다음 네 가지 경우를 자유이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정보를 포함하는 경우
- 개인의 사생활 또는 사업상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
- 다른 법률에 따라 공개가 제한되는 정보를 포함하는 경우
-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된 저작물로서 국유재산이나 공유재산으로 관리되는 경우
네 번째 예외는 실무에서 자주 놓친다. 국가가 만든 자료라도 저작권위원회에 등록해 국유재산으로 관리 중이면, 이 조항만으로는 자유이용이 성립하지 않는다.
통계청이 배포한 인구 통계 그래프나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 사진처럼, 부처나 지자체가 업무 목적으로 만들어 공개한 자료 대부분이 이 조항의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
공공기관 자료는 다르다 — 공공누리 등록이 갈림길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 있다. 제24조의2 제1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라고만 규정한다.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 같은 공공기관은 이 조항의 직접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제2항은 국가가 공공기관 저작물의 이용을 활성화하는 시책을 수립, 시행할 수 있다고만 정한다. 공공기관 저작물을 자동으로 자유이용 대상으로 만드는 규정이 아니다.
그래서 공공기관 자료는 실무상 공공누리(KOGL) 표시가 붙어 있는지가 자유이용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기준이 된다. 표시가 없는 공공기관 자료는 원칙대로 담당 부서에 이용 허락을 구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 한국전력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처럼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기관이 만든 사진이나 통계자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기관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내려받을 때는 페이지 하단이나 자료 상세페이지의 공공누리 마크부터 찾아보는 게 순서다.
공공누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저작재산권을 가진 자료에 적용하는 표준 이용허락 표시다. 표시된 유형에 따라 상업적 이용 가능 여부와 2차적저작물 작성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2차적저작물 작성이란 원본을 편집하거나 각색해 새 저작물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AI가 생성한 이미지의 저작권 소유 문제와 달리, 공공저작물은 저작자가 국가나 기관으로 이미 특정돼 있다는 점이 출발선부터 다르다.
공공누리 4개 유형은 출처표시를 공통 조건으로 두고, 상업적 이용 가능 여부와 변경 가능 여부라는 두 가지 기준으로 나뉜다.
| 유형 | 상업적 이용 | 변경(2차적저작물 작성) |
|---|---|---|
| 제1유형 | 가능 | 가능 |
| 제2유형 | 불가능(비상업적만) | 가능 |
| 제3유형 | 가능 | 불가능 |
| 제4유형 | 불가능(비상업적만) | 불가능 |
네 유형 모두 출처표시는 공통 필수 조건이다. 유형이 정한 조건을 벗어나 이용하면 그 즉시 이용허락이 종료되고, 종료된 뒤에도 계속 쓰면 저작권 침해가 성립한다.
출처표시 의무의 법적 근거와 표준 문구
출처표시 의무는 공공누리만의 규칙이 아니라 저작권법 제37조(출처의 명시)에서 나온다. 이 조항은 저작재산권이 제한되는 방식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출처 명시 의무를 지운다.
제37조 제2항은 출처표시를 ‘저작물의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하라고 정한다. 글자 크기나 위치가 법으로 못 박혀 있지는 않다는 뜻이다.
실무 기준으로는 기관명, 작성연도, 저작물명, 작성자, 기관 홈페이지 주소를 출처에 담는 방식이 쓰인다. 온라인 게시물이면 출처 사이트로 이어지는 링크도 함께 붙이는 편이 안전하다.
표준 문구 예시는 다음과 같다. “자료: OO부, 2026, 「보고서명」, OO부 홈페이지(URL)” 처럼 기관명과 작성연도, 자료명, 링크를 한 줄에 담으면 된다. 무료로 배포된다고 적힌 자료도 서체처럼 조건이 따로 남아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공공누리 유형 번호를 확인하는 습관이 안전하다.
이용조건을 어기면 지는 책임과 점검 목록
공공누리 유형이 상업적 이용을 금지했는데, 광고가 붙는 블로그에 그대로 쓰는 순간부터 이용허락은 소멸한 상태로 바뀐다.
이용허락이 소멸된 뒤에도 계속 게시하면 그때부터는 저작권자 허락 없이 저작물을 쓰는 것과 같아 저작권 침해가 성립한다.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은 저작재산권을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사람에게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고, 둘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다고 정한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저작권자, 여기서는 국가나 해당 공공기관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책임도 함께 발생할 수 있다. 출처를 아예 표시하지 않은 경우는 제138조 제2호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
블로그나 콘텐츠에 공공 자료를 쓰기 전 아래 사항을 순서대로 확인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 자료 출처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인지, 공공기관인지부터 확인한다
- 공공기관 자료라면 공공누리 마크와 유형 번호가 붙어 있는지 확인한다
- 제2유형이나 제4유형이면 광고가 붙는 블로그, 유료 콘텐츠에는 쓰지 않는다
- 제3유형이나 제4유형이면 이미지를 자르거나 문구를 편집하지 않고 원본 그대로 쓴다
- 기관명, 작성연도, 자료명, 홈페이지 주소를 출처로 표시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공공누리 표시가 없는 정부 자료도 그냥 써도 되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작성해 공표한 저작물이면 제24조의2 제1항에 따라 표시가 없어도 원칙적으로 자유이용 대상이다. 다만 공공기관이 만든 자료는 표시가 없으면 자유이용 여부가 불분명하므로, 해당 기관에 확인한 뒤 쓰는 편이 안전하다.
Q2) 공공누리 제1유형 자료를 블로그에 쓰면서 광고를 붙여도 되나
제1유형은 상업적 이용과 비상업적 이용을 모두 허용하므로 광고가 붙는 블로그에 써도 조건 위반이 아니다. 제2유형이나 제4유형은 비상업적 이용만 허용하므로 광고 수익이 있는 게시물에는 쓰지 않는 것이 맞다.
Q3) 출처표시만 빠뜨려도 형사처벌 대상이 되나
그렇다. 저작권법 제138조 제2호는 출처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상업적 이용 금지 같은 다른 조건까지 함께 어기면 제136조에 따른 더 무거운 책임까지 겹칠 수 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