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파기 손해배상 청구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 구분

2026-10-03

By: 임철한 기자

계약이 파기되었을 때 손해배상액은 계약이행으로 얻을 이익인지, 이행을 믿고 쓴 비용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두 손해의 차이와 청구 요건, 증명자료, 중복배상 제한을 실제 분쟁 대응에 맞춰 살펴봅니다.

계약 파기 손해배상 청구에서 먼저 정리할 법적 쟁점

계약 파기는 법률상 하나의 표현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해제하는 경우, 합의로 계약을 끝내는 경우, 약정에 따라 종료하는 경우가 각각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채무불이행은 약속한 급부를 이행하지 않거나, 늦게 이행하거나, 약속과 다르게 이행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이때 계약서에 적힌 의무의 내용과 실제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지를 먼저 대조해야 합니다.

민법 제390조는 채무자가 채무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없으면 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계약이 깨졌다는 결과만으로 곧바로 배상액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불이행, 손해 발생, 두 사실 사이의 관련성, 상대방의 고의 또는 과실을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계약을 해지하거나 해제했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민법 제551조는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가 손해배상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다만 합의해제처럼 당사자가 계약을 끝내면서 손해배상까지 정리한 경우에는 별도의 약정이나 의사표시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계약 종료 문서에 반환, 정산, 위약금, 추가 청구 포기 문구가 있는지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성립 요건과 판단 기준

이행이익은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었다면 얻었을 경제적 이익입니다. 예를 들어 계약 목적물을 넘겨받아 판매하거나 용역을 완료해 얻을 순수한 이익처럼, 계약이 지켜졌을 때의 가상적인 결과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신뢰이익은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믿고 실제로 지출한 비용 상당의 손해입니다. 계약 준비를 위해 지급한 외주비, 제작비, 운송비처럼 계약 이행과 연결된 지출이 대표적인 검토 대상이 됩니다.

두 손해는 이름만 다른 같은 항목이 아닙니다. 이행이익은 계약이 완성되었을 때의 결과를 입증해야 하고, 신뢰이익은 계약을 믿고 지출한 비용과 그 지출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2016. 4. 15. 선고 2015다59115 판결에서 계약 해지 또는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에서도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성립요건 및 산정방법이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청구서에서 두 개념을 섞어 쓰면 손해액의 근거가 불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신뢰이익에 포함되는 비용이 모두 배상되는지는 계약 체결, 이행을 위해 지출한 비용인지와 통상 범위에 해당하는지를 순서대로 살펴 판단합니다. 통상적으로 지출한 비용은 상대방의 예견 여부와 관계없이 청구할 수 있지만, 통상 범위를 초과한 비용은 상대방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청구할 수 있고, 전체 배상액은 이행이익을 넘을 수 없습니다.

통상적인 지출비용은 상대방이 그 비용까지 구체적으로 예상했는지와 관계없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통상 범위를 넘는 비용은 상대방이 그 특별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이 추가로 문제됩니다.

신뢰이익을 선택한다고 해서 이행이익의 제한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출비용 상당의 배상액은 과잉배상을 막기 위해 계약이 이행되었을 때 얻을 이익인 이행이익의 범위를 넘을 수 없습니다.

계약 파기 손해배상 청구 흐름
law-sense.com
1
계약서와 불이행 사실 정리
2
이행이익 또는 신뢰이익 구분
3
지출 내역과 순이익 산정
청구 내용과 증빙자료 제출

절차 진행과 준비 자료

청구를 준비할 때는 먼저 계약서 원문과 변경 합의서를 한 묶음으로 정리합니다. 구두 합의가 있었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문자, 이메일, 회의록, 녹취, 거래명세를 날짜 순서로 배열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이행 사실은 추상적으로 적지 않아야 합니다. 상대방이 언제 어떤 의무를 이행하기로 했는지, 실제로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그 결과 계약 목적이 어떻게 달성되지 않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손해액은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별도 항목으로 계산합니다. 이행이익은 예상 매출에서 계약 이행에 필요한 비용을 뺀 순이익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신뢰이익은 실제 지출액과 지출 목적을 연결해 제시합니다.

이행이익을 계산할 때는 매출액 전체를 손해로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계약이행에 들었을 원가, 인건비, 재료비, 수수료 등 제반 비용을 공제한 뒤 남는 이익인지 설명해야 합니다.

신뢰이익을 계산할 때는 영수증만 모으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지출이 계약 체결 또는 이행을 위해 필요했다는 점, 다른 거래에도 사용할 수 있었는지, 계약 종료 후 회수하거나 전용할 수 있었는지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특별한 비용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을 하려면 계약 협상자료가 중요합니다. 비용 규모를 미리 알린 이메일, 견적서, 발주서, 상대방의 승인 메시지처럼 인식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를 별도로 표시합니다.

청구서에는 손해의 법적 성격을 분명히 적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행이익을 주된 청구로 하는지, 신뢰이익을 선택적으로 주장하는지, 두 손해의 관계가 무엇인지 구분하지 않으면 같은 비용을 두 번 청구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분쟁 대응에서 유의할 부분

신뢰이익 상당의 비용과 일실이익을 함께 주장할 수는 있지만, 동일한 손해를 중복해 배상받을 수는 없습니다. 일실이익은 신뢰이익으로 이미 반영한 비용을 다시 포함하지 않은 순이익 범위에서만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2023. 7. 27. 선고 2023다223171, 223188 판결에서 신뢰이익과 이행이익의 주장이 함께 제기된 경우에도 두 손해의 중복배상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에 한해 일실이익을 별도로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이행을 위해 지출한 제작비를 신뢰이익으로 청구하면서, 같은 제작비를 공제하지 않은 매출 차액을 일실이익으로 다시 청구하면 중복 문제가 생깁니다. 손해 항목별로 서로 겹치는 부분을 표시해 계산표를 만들어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는 항변도 대비해야 합니다. 계약서의 위험부담 조항, 이행이 불가능해진 원인, 통지 시점, 대체 이행 가능성에 관한 자료가 책임 유무를 가르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약정해지나 약정해제 조항이 있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이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조항의 문언과 계약 체결 경위, 당사자가 부담하기로 한 위험의 범위를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손해를 주장하는 쪽은 계약이행을 믿고 합리적으로 행동했다는 점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 종료 사실을 안 뒤에도 불필요한 지출을 계속했다면 신뢰이익 범위에서 다툼이 커질 수 있습니다.

소송에서는 청구금액보다 산정 구조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계약상 의무, 불이행, 책임 사유, 손해 항목, 계산 근거를 각각 연결해 법원이 한 항목씩 검토할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계약을 해제하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나요?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는 손해배상청구 자체를 막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방의 채무불이행과 고의 또는 과실, 실제 손해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합의로 계약을 끝내면서 손해배상까지 정리했는지는 별도로 판단됩니다.

Q2) 계약을 믿고 쓴 비용은 모두 신뢰이익으로 받을 수 있나요?

모든 지출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 체결과 이행을 위해 통상 지출한 비용인지, 실제 지출되었는지, 계약과 직접 관련되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통상 범위를 넘는 비용은 상대방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도 제시해야 합니다.

Q3)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을 동시에 청구할 수 있나요?

같은 손해를 두 번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신뢰이익 비용과 별도로 이행이익을 주장하려면 제반 비용을 공제한 순이익만 구분해야 합니다. 청구서에는 두 손해의 관계와 선택 여부를 명확히 적어 중복배상으로 보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공식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대한민국 법원, 국가법령정보센터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장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