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상계와 손익상계 적용 순서 – 배상액 계산 구조

2026-09-28

By: 임철한 기자

과실상계와 손익상계는 모두 손해배상액을 줄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동 이유가 다릅니다. 과실상계는 피해자의 부주의를 반영하는 제도이고, 손익상계는 같은 손해로 이미 얻은 이익을 중복 배상에서 빼는 절차입니다.

과실상계와 손익상계 적용 순서에서 먼저 정리할 법적 쟁점

과실상계는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부주의가 있을 때 배상 범위를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손익상계는 사고나 위법행위 때문에 피해자가 같은 손해를 보전받는 이익을 얻었을 때 그 중복 부분을 공제하는 방식입니다.

불법행위 사건에서는 민법 제763조에 따라 손해배상에 민법 제393조, 제394조, 민법 제396조, 제399조가 준용됩니다. 채권자에게 채무불이행에 관한 과실이 있으면 법원은 손해배상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합니다. 따라서 법원은 가해자의 책임만 보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측 행동이 사고와 손해 확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함께 판단합니다.

일반적인 계산 구조는 먼저 배상 대상 손해를 확정하고, 그다음 과실상계를 반영한 뒤, 같은 손해를 보전하는 이익을 공제하는 순서입니다. 이 순서를 지켜야 피해자의 과실 부분과 이미 받은 보상 부분이 서로 다른 단계에서 중복 반영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80다3277 판결에서 이 원칙을 분명히 했습니다. 손해 때문에 피해자에게 이득이 생기고 피해자의 과실도 인정되는 경우, 손해액에 먼저 과실상계를 한 다음 그 이득을 공제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모든 절감액이나 수령액이 손익상계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손해를 보전하는 이득인지, 애초 손해액을 계산할 때 들어가야 할 비용 절감인지에 따라 공제 시점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어떤 금액을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더라도 금액의 명칭만 볼 수 없습니다. 그 금액이 어떤 손해 항목과 연결되는지, 같은 원인행위에서 발생했는지, 손해의 발생 자체를 줄인 것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성립 요건과 판단 기준

과실상계의 출발점은 피해자에게 부주의가 있었는지입니다. 여기서 부주의는 사고를 직접 일으킨 행위만 의미하지 않고, 손해 확대를 막을 수 있었는데 합리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행동이 사고 발생과 손해 확대에 각각 어느 정도 원인이 되었는지 살핍니다. 주의의무의 내용, 사고 당시의 상황, 피해자가 위험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 손해를 줄일 현실적인 방법이 있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과실비율은 법률에 미리 정해진 하나의 공식으로 자동 산출되지 않습니다. 같은 유형의 사고라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대법원도 사실심의 판단을 존중하되 형평에 반할 정도로 불합리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손익상계에서는 먼저 이득과 손해 사이의 연결성을 봅니다. 피해자가 얻은 금액이 해당 사고로 발생한 특정 손해를 보전하는 성질이라면, 그 손해 항목에서 공제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반대로 손해를 얻기 위해 지출했어야 할 비용을 지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별도의 이득으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04다12240 판결은 절감된 임금과 운행비를 손해액 산정에 필요한 경비로 보아 과실상계 전에 반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구별은 계산 결과뿐 아니라 주장 방식에도 영향을 줍니다. 비용 절감액을 손익상계라고 부르면서 과실상계 후 다시 공제하면 같은 요소가 두 번 반영될 수 있으므로, 손해 항목을 산정하는 단계에서 먼저 처리해야 합니다.

산재보험 사건은 일반적인 손익상계 순서와 다른 판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산재보험 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에서 보험급여를 먼저 공제한 뒤 과실상계를 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보험급여가 관련된 사건에서는 일반 민사 손해배상 사건의 순서를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보험급여의 성격, 청구 상대방, 같은 손해 항목인지 여부를 확인한 뒤 해당 판례의 적용 범위를 구분해야 합니다.

배상액 계산에서 순서를 가르는 네 가지 기준
law-sense.com
01
손해와 이득의 원인이 같은지 확인
02
같은 손해를 보전하는 금액인지 구분
03
필요경비 절감액인지 따로 판단
04
산재보험 급여 사건인지 확인

절차 진행과 준비 자료

실무에서는 전체 손해액을 한꺼번에 주장하기보다 손해 항목을 나누어 계산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치료비, 소득 감소, 재산 손해처럼 성격이 다른 항목을 구분해야 공제 대상이 어느 부분인지 명확해집니다.

계산표에는 각 손해 항목의 발생 시점과 산정 근거를 함께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기록, 영수증, 소득자료, 수리내역처럼 금액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항목별로 연결하면 과실상계 전 손해액을 설명하기 수월합니다.

이미 지급받은 금액은 지급 주체와 지급 명목을 따로 기록해야 합니다. 보험금, 휴업급여, 합의금, 선급금은 이름이 비슷해도 법적 성격과 공제 범위가 같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손익상계를 주장한다면 어떤 손해를 보전하는 이익인지 특정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전체 청구액에서 막연히 공제하는 주장보다, 특정 손해 항목과 지급액 사이의 대응관계를 제시하는 주장이 계산 구조에 맞습니다.

피해자 측 과실은 사고 전후의 행동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사고 당시의 주의 정도뿐 아니라 위험을 알게 된 뒤 취한 조치, 치료와 복구를 지연했는지 여부도 손해 확대와 관련해 검토될 수 있습니다.

합의나 소송을 준비할 때는 상대방의 계산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과실상계를 먼저 했는지, 손해액 산정 단계에서 처리할 비용을 뒤에서 뺐는지, 같은 손해에 대한 지급액을 중복 공제했는지를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법원은 제출된 주장과 증거를 바탕으로 손해액과 과실비율을 판단합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이미 받은 돈이 있다”거나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말하는 것보다, 각 사실이 어느 손해 항목과 계산 단계에 연결되는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쟁 대응에서 유의할 부분

가장 흔한 오류는 과실상계와 손익상계를 하나의 감액 항목처럼 합치는 것입니다. 두 제도는 감액의 근거가 다르므로, 과실은 피해자의 행위와 관련해 설명하고 이득은 손해 보전 관계와 관련해 설명해야 합니다.

또 다른 오류는 모든 보험금이나 급여를 청구액 전체에서 일괄 공제하는 것입니다. 같은 성질의 손해를 보전하는지에 따라 공제 범위가 달라지며, 서로 다른 손해 항목에 임의로 배분해서는 안 됩니다.

손해액을 계산할 때는 총액을 먼저 확정한 다음 공제하는 방식이 항상 맞는 것도 아닙니다. 지출하지 않은 비용처럼 손해 자체를 구성하는 요소라면 과실상계 이전의 손해액 산정에서 반영해야 합니다.

과실비율에 이견이 있다면 비율 자체만 다투기보다 구체적인 사실을 나누어 반박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어떤 주의를 했는지, 그 행동이 사고 또는 손해 확대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자료와 함께 설명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 없이 가해자의 책임을 전부 면제하는 판단은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피해자에게 일부 과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의 책임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손해가 실제로 회복되었는지도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조정이나 합의를 진행할 때도 계산 순서를 문서에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금이 어떤 손해 항목에 대응하는지, 과실을 반영한 뒤의 금액인지, 추가 지급이나 보험급여와 어떤 관계인지 명확히 적어야 후속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얼마를 빼는가”보다 “언제, 어떤 이유로 빼는가”입니다. 손해의 성격과 이득의 성격을 분리하고, 일반 원칙과 산재보험처럼 별도 법리가 적용되는 영역을 나누어야 배상액 계산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과실상계와 손익상계 중 무엇을 먼저 적용하나요?

일반적인 불법행위 손해배상에서는 먼저 손해액을 산정한 뒤 과실상계를 하고, 같은 손해를 보전하는 이득을 그다음 공제합니다. 대법원 80다3277 판결도 이 순서를 제시했습니다. 다만 손해액을 구성하는 필요경비 절감액은 과실상계 전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Q2) 피해자가 받은 보험금은 항상 손해배상액에서 빠지나요?

보험금이라는 명칭만으로 청구액 전체에서 공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보험금이 어떤 손해를 보전하는지와 청구 손해가 같은 성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산재보험 급여처럼 별도의 판례 법리가 적용되는 영역도 있으므로 지급 명목과 손해 항목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Q3) 과실비율은 정해진 표대로 자동 계산되나요?

과실비율은 사고의 구체적인 사실과 증거를 바탕으로 법원이 판단합니다. 사고 발생과 손해 확대에 각 당사자의 행동이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가 주요 기준이 됩니다. 유사한 사건의 기준이 참고될 수 있지만,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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