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업종제한 약정의 효력 – 동종 업종 입점 금지 다툼

2026-09-08

By: 임철한 기자

상가 업종제한 약정은 계약서나 관리단 규약에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동종업종 입점을 막을 수 있는 제도는 아닙니다. 약정의 성립 경위, 상대방에 대한 효력, 실제 영업의 유사성, 기존 점포의 손해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상가 업종제한 약정의 효력에서 먼저 정리할 법적 쟁점

상가 업종제한 약정은 특정 점포에서 일정 업종만 영업하거나, 다른 점포가 같은 업종에 진입하지 않기로 하는 약속입니다. 민법 제105조는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와 관계없는 임의규정에 관해 당사자가 법률과 다른 의사를 표시하면 그 의사에 따르도록 정하며, 강행규정이나 선량한 풍속,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내용까지 모두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105조의 기본 구조는 계약자유와 그 한계를 함께 보여줍니다.

분양계약에 점포별 지정 업종이 명시되어 있다면 약정의 출발점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대법원은 수분양자의 지위를 넘겨받은 사람이나 임차인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다른 입점자들과의 관계에서 그 제한을 수인하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소유자가 직접 영업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약정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든 점포와 모든 임차인이 자동으로 같은 의무를 부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업종 지정이 일부 점포에만 있었는지, 뒤에 들어온 소유자나 임차인이 분양계약과 규약의 내용을 알았는지, 그 제한을 받아들이기로 한 사정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약정의 존재와 상대방에 대한 효력은 서로 다른 쟁점입니다.

집합건물에서는 분양계약 외에 관리단 규약이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집합건물법 제23조에 따른 관리단은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고, 제28조에 따라 건물의 관리와 사용에 관한 사항을 규약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업종제한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 제한을 바꾼 경우에는 규약의 형식과 의결 절차가 쟁점이 됩니다.

성립 요건과 판단 기준

첫째는 제한의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입니다. 분양계약서의 업종 지정, 매매계약의 특약, 임대차계약의 업종 조항, 관리단 규약과 그에 연결된 의결자료를 구분해야 합니다. 같은 건물에서 오래 지켜졌다는 사정은 보조자료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구체적인 제한 범위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둘째는 약정이 보호하려는 영업 범위를 해석하는 일입니다. ‘편의점’, ‘음식점’, ‘약국’처럼 넓은 표현만 있고 판매품목, 영업방식, 부수 영업의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문구 하나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어떤 상품을 팔고, 어떤 방식으로 고객을 유인하며, 기존 업종과 어떤 기능을 공유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대법원 2023다270047 판결은 이 판단이 업종 명칭의 일치 여부에만 달려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업종의 사전적 의미와 실제 영업내용, 한국표준산업분류의 기준뿐 아니라 상가의 위치, 규모, 상권 형성 정도, 인근 경쟁업종까지 종합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이름이 아니어도 영업 실질이 겹치면 제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에서는 편의점과 같은 층에서 운영된 24시간 무인 아이스크림 등 할인점이 문제 되었습니다. 두 영업의 방식과 내용이 유사하고, 인접한 점포에서 같은 배후 고객을 공유하며, 매출 하락이 통상 감수할 수준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업종제한 약정 위반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파기환송 판결이므로 모든 할인점이 곧바로 편의점과 같은 업종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셋째는 보호받을 영업상 이익이 실제로 침해되는지입니다. 단순히 경쟁 점포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금지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층, 점포 간 거리, 영업시간, 판매품목, 광고 내용, 매출 변화가 약정이 보장하려던 독점 범위와 연결되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업종제한 약정 판단의 네 가지 축
law-sense.com
01
약정이 들어간 문서의 종류
02
제한이 미치는 상대방의 범위
03
실제 영업 내용의 유사성
04
기존 점포의 구체적 침해

절차 진행과 준비 자료

분쟁이 시작되면 먼저 계약서와 규약을 한데 모아 문서별로 제한의 표현을 비교해야 합니다. 분양계약서에 특정 업종이 지정되어 있는지, 임대차계약에 별도 특약이 있는지, 관리단 규약이 그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순서대로 확인하면 주장 범위가 정리됩니다.

관리단 규약을 근거로 삼는다면 제정 또는 변경 과정에서 의사록, 참석자와 의결권 현황, 소집통지, 서면 합의서, 전자적 의결 기록이 관련 자료가 됩니다. 규약을 만든 사람이 구분소유자인지, 소유자의 의결권을 적법하게 위임받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현재 집합건물법상 규약의 설정, 변경, 폐지는 구분소유자와 의결권 각 4분의 3 이상 찬성을 요구합니다. 서면 또는 전자적 방법으로 결의를 갈음한 경우에도 해당 방식과 의결자료가 남아 있어야 하므로, 단순한 상가 단체의 내부 공지나 구두 동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영업이 실제로 제한 대상인지 판단할 때는 사업자등록의 업종명보다 현장 영업이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됩니다. 메뉴와 판매품목, 매장 배치, 영업시간, 온라인 광고, 전단, 가격표, 고객 유입 방식 등을 날짜별로 정리하면 약정 문구와 영업 실질의 연결이 선명해집니다.

기존 점포의 침해를 주장한다면 매출 자료도 단순한 월별 숫자보다 비교 가능한 기간과 원인을 설명하는 방식이 유리합니다. 경쟁 점포의 입점 전후 상황, 고객 문의나 이탈 정황, 동일 상권의 변동 요소를 함께 정리해야 하며, 매출 감소만으로 상대방 영업이 원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어느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인지, 어떤 상품과 영업방식이 문제인지, 원하는 시정 내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며, 감정적인 표현이나 포괄적인 영업방해 주장은 피해야 합니다.

영업금지 청구는 약정의 내용과 영업상 침해 여부에 따라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2.11.29. 선고 2011다79258 판결은 업종제한 약정을 위반해 영업상 이익을 침해받을 처지에 있는 사람이 동종업종 영업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실제 청구 범위는 약정의 내용과 침해 정도에 맞게 좁혀야 합니다.

분쟁 대응에서 유의할 부분

가장 흔한 오류는 업종명만 보고 동종업종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커피를 판매하는 음식점, 간단한 식사를 함께 파는 매장처럼 영업이 일부 겹치는 경우에는 부수적 판매인지 주된 영업인지가 중요합니다. 법원은 명칭보다 거래관념상 고객이 어떤 점포로 인식하는지와 실제 경쟁 관계를 살핍니다.

반대로 사업자등록이나 간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제한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 2023다270047 판결처럼 영업 내용과 방식이 유사하고 고객층을 공유한다면 명칭이 다른 영업도 약정의 보호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같은 업종인지 여부는 상가의 구체적인 환경 속에서 판단됩니다.

관리단 규약의 변경을 임차인들끼리만 결정한 경우에는 의결권의 출처를 따져야 합니다. 대법원은 구분소유자나 수분양자가 임차인에게 상가 관리에 관한 의결권 또는 업종제한 변경 동의 권한을 사전에 포괄적으로 위임한 경우에는 임차인이 참여한 결의도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위임이 있었다는 자료 없이 임차인의 합의만 내세우면 다툼이 커질 수 있습니다.

약정이 일부 구분소유자에게만 적용되는지, 전체 상가를 대상으로 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특정 층이나 일부 점포의 이해관계만 조정하는 규약인지, 건물 전체의 관리단 규약인지에 따라 의결 주체와 효력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규약 제목보다 제정 근거와 실제 적용 범위를 봐야 합니다.

분쟁의 핵심은 계약과 규약의 효력, 동종성, 영업상 침해이므로, 현장 충돌보다 자료 보존과 정식 통지가 우선입니다. 특히 매출자료나 고객정보를 수집할 때는 필요한 범위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업종제한 약정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인정될 수 있지만, 문구가 넓거나 성립 과정이 불분명하면 보호 범위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약정이 명확하고 상대방에게 승계 또는 수인의 근거가 있으며 실제 영업이 독점권을 침해한다면 영업금지 청구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상가 임대차계약서에 업종제한 특약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효력이 있나요?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는 우선 특약의 문구와 체결 경위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다른 점포의 소유자나 임차인에게도 효력을 주장하려면 그들이 약정의 존재와 내용을 알았거나, 분양계약이나 규약을 통해 제한을 받아들이기로 한 사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약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건물 전체의 입점 제한 효력이 당연히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2) 업종명이 다르면 동종업종이 아니라고 볼 수 있나요?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업종명보다 실제 판매품목, 영업방식, 고객층, 점포 위치와 상권을 종합해 실질적인 경쟁 관계를 판단합니다. 명칭이 다르더라도 기존 점포가 독점하려던 영업 범위를 침해한다고 평가되면 업종제한 약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Q3) 관리단 규약으로 업종제한을 바꿀 때 임차인 동의만 있으면 되나요?

원칙적으로는 구분소유자와 의결권을 기준으로 집합건물법상 절차를 지켜야 합니다. 다만 구분소유자가 임차인에게 관리에 관한 의결권이나 업종제한 변경 동의 권한을 적법하게 위임한 경우에는 임차인의 참여가 문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결 정족수와 위임 범위가 확인되지 않으면 변경된 규약의 효력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공식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법령정보센터, 대한민국 법원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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