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유포죄 처벌 – 명예훼손 37조 해설

2026-02-10

By: 임철한 기자

허위사실 유포죄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퍼뜨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다. 형법 제307조 제2항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이 이를 규율하며, 단순 명예훼손보다 가중처벌된다. 이 글에서는 허위사실 유포죄의 성립요건과 처벌, 위법성 조각 사유, 실제 판례를 통해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살펴본다.

허위사실 유포죄의 기본 개념

허위사실 유포죄는 형법 제307조 제2항에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핵심은 ‘허위성’과 ‘명예훼손’이라는 두 요소의 결합이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제1항의 명예훼손죄와 달리, 거짓된 사실을 유포한다는 점에서 법익 침해의 정도가 더 크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먼저 공연성이 있어야 한다.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한두 명에게만 이야기했더라도 그들이 다시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된다. 찜질방에서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못한 경우처럼 실제로 전파되지 않았다면 성립하지 않는다.

사실 적시란 구체적인 사건이나 관계를 주장하는 것을 말한다. “저 사람은 인격이 나쁘다”는 단순 의견이지만, “저 사람은 100만 원을 횡령했다”는 구체적 사실 적시다. 이때 세부적으로 다소 과장되거나 차이가 있어도 핵심 내용이 동일하면 동일한 사실로 본다. 95만 원을 횡령했는데 100만 원이라고 한 경우가 그 예시다.

허위사실의 판단 기준

허위사실이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뜻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반드시 기본적 사실 전체가 거짓일 필요는 없다. 기본적 사실은 진실이더라도 이에 허위사실을 상당 정도 부가시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위험이 있으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

다만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고 단지 세부적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는 정도에 불과한 경우는 허위사실로 보지 않는다. 법원은 표현의 전체적 맥락과 핵심 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한 딥페이크나 조작된 채팅 내역이 문제된다. 법원은 AI를 단순히 범행 도구로 간주하여 이를 생성하고 유포한 사람에게 모든 법적 책임을 묻는다. 기술이 발전해도 허위사실 유포의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의 차이

허위사실 유포죄는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에서 각각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형법 제307조 제2항은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한다. 반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한다.

두 법률의 핵심 차이는 ‘비방할 목적’의 요구 여부다. 정보통신망법은 명시적으로 비방 목적을 요구하지만, 형법은 이를 요구하지 않는다. 비방 목적이란 가해의사 또는 악의적 감정을 말하는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비방 목적이 부정된다.

처벌 수위가 다른 이유는 정보통신망의 특성 때문이다. 인터넷은 전파 속도가 빠르고 파급력이 크며 삭제가 어렵다. 한번 유포된 허위사실은 반영구적으로 피해자를 괴롭힐 수 있어 더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법 취지다.

구분 형법 제307조 제2항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
비방 목적 불요 필요
법정형 5년 이하 징역, 1천만 원 이하 벌금 7년 이하 징역, 5천만 원 이하 벌금
적용 범위 모든 방법 정보통신망 이용
친고죄 여부 친고죄 친고죄

위법성 조각 사유 – 형법 제310조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명예보호와 표현의 자유라는 두 법익의 조화를 위한 조항이다. 그렇다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에도 이 조항이 적용될 수 있을까?

대법원 1996. 8. 23. 선고 94도3191 판결은 이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다. 이 판례는 한겨레신문 기자가 안기부 직원과 관련된 기사를 보도한 사건이다. 법원은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이 없다 할지라도 행위자가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판시했다.

공공의 이익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객관적으로는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공적 생활뿐 아니라 사적 행동도 사회적 활동에 대한 비판 자료가 될 수 있다면 포함된다. 주관적으로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반드시 유일한 동기일 필요는 없고 주된 동기면 족하다.

    •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과 성질
    • 표현의 방법과 맥락
    • 행위자의 주관적 목적
    •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이론적으로 설명하면 진실인 줄 알고 허위 사실을 퍼뜨린 경우 형법 제15조 제1항이 적용되어 허위사실 유포의 고의가 부정된다. 따라서 제307조 제1항(진실 사실 적시)이 적용되고, 유포 행위의 주된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제310조가 적용되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실무상 주요 쟁점과 사례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은 카카오톡이나 SNS를 통한 유포다. 친구가 보낸 찌라시를 단순히 전달만 했더라도 공연성과 고의가 인정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 “출처 표시 없이 허위사실 퍼나르면 명예훼손”이라는 법원 판결도 있었다.

명예훼손죄의 주체는 자연인인 개인이며 법인은 주체가 될 수 없다. 언론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 신문사가 아니라 그 기사를 쓴 기자가 처벌받는다. 다만 법인의 대표자가 법인 명의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그 행위자인 대표자가 처벌된다.

객체는 사람의 명예다. 여기에는 법인의 명예, 사자(死者)의 명예, 단체의 명예도 포함된다. 명예란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데, ▲외부적 명예(사회적 평가) ▲내부적 명예(자기 평가) ▲명예감정 중 형법이 보호하는 것은 외부적 명예다.

입증책임과 관련해서는 제310조에 의한 위법성 조각을 주장하는 경우 공공의 이익과 진실한 사실인지의 여부를 피고인이 입증해야 한다. 검사가 허위성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진실성 또는 진실이라고 믿은 상당한 이유를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방어가 쉽지 않다.

자주 묻는 질문

허위사실인지 몰랐다면 처벌받지 않나?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허위사실 유포죄의 고의가 부정되어 제307조 제2항으로는 처벌받지 않는다. 다만 이 경우 제307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수 있다. 만약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제31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SNS에서 다른 사람 게시물을 공유만 해도 처벌되나?

단순 공유나 리트윗도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할 수 있다. 공유 행위 자체가 새로운 유포 행위로 평가되며, 공연성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출처를 표시했더라도 허위사실임을 알면서 퍼뜨렸다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다만 허위인지 몰랐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면 고의가 부정될 여지는 있다.

명예훼손죄와 업무방해죄의 허위사실 유포는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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