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죄와 상해죄는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으로 전혀 다른 범죄다. 단순히 밀치기만 해도 폭행이 되고, 상처가 생겨도 상해가 아닐 수 있다. 처벌 수위와 합의금 차이도 크다. 이 글에서는 두 범죄의 핵심 차이점과 합의금 수준, 실무 대응법까지 한번에 정리한다.
폭행죄와 상해죄, 법적 개념부터 다르다
폭행죄는 형법 제260조에 규정되어 있으며, 사람의 신체에 대해 유형력을 행사하는 범죄를 말한다. 여기서 유형력이란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는 물리력을 의미한다. 주먹으로 때리거나 발로 차는 행위는 물론이고, 상대방을 밀치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침을 뱉는 행위도 폭행에 해당한다.
심지어 대법원 판례에서는 욕설이나 폭언을 수차례 반복하는 행위, 담배연기를 상대방에게 뿜는 행위도 폭행으로 인정한 바 있다. 때릴 듯이 손발을 휘두르거나 상대방을 강하게 눌러 팔다리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어도 폭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상해죄는 형법 제257조에 명시되어 있으며,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외상이 생기거나 내장에 장애를 일으키거나 질병을 발생시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을 해치는 행위가 여기 해당한다. 폭행으로 인한 찰과상이나 타박상이 생기면 상해죄로 범죄가 성립되는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장애, 식욕감퇴, 우울증 등 기능상 장애가 생긴 경우에도 상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외상이 생겼다고 무조건 상해는 아니다. 자연치유가 가능한 경미한 상처는 상해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처벌 수위는 얼마나 차이 날까
폭행죄로 범죄가 성립되면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폭행의 형태와 정도에 따라 단순폭행죄, 존속폭행죄, 특수폭행죄 등으로 세분화되며 각각 형량이 다르다. ▲단순폭행죄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존속폭행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 ▲특수폭행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상해죄는 혐의가 인정되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상해의 정도에 따라 단순상해죄, 존속상해죄, 중상해죄, 특수상해죄 등으로 구분되며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진다. 특수중상해죄의 경우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어 폭행죄와 비교하면 처벌이 훨씬 무겁다.
양형위원회가 정한 양형기준을 보면 일반폭행의 경우 감경 시 8개월 이하, 기본 2개월~10개월, 가중 시 4개월~1년6개월이다. 일반상해는 감경 시 2개월~10개월, 기본 4개월~1년6개월, 가중 시 6개월~2년6개월로 기준이 설정되어 있다.
| 구분 | 감경 | 기본 | 가중 |
|---|---|---|---|
| 일반폭행 | ~8월 | 2월~10월 | 4월~1년6월 |
| 일반상해 | 2월~10월 | 4월~1년6월 | 6월~2년6월 |
폭행과 상해, 전치 몇 주가 기준일까
그렇다면 실제로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단순히 맞아서 아픈 것과 상해는 다르다. 상대방이 유형력을 행사해 일시적으로 아프거나 경미한 상처가 있는 경우에는 폭행죄로 처벌할 수 있을 뿐 상해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보통 전치 2주 이상 정도가 되어야 상해죄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다만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고 일률적으로 상해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제반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는데, 최근에는 교통사고 피해자가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더라도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면 상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례가 나오기도 했다. 대법원은 다리에 푸르거나 붉은 약간의 멍이 든 상처는 경미해 따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며 상해를 부정했다.
반대로 교통사고로 압통이 생겨 12일간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한 경우는 상해에 해당한다고 본 판례도 있다. 마취제에 적신 수건을 코에 들이대는 등 사람의 정신능력을 저해한 경우에도 상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했는지 여부가 핵심 기준이 된다.
- 폭행죄 – 유형력 행사만으로 성립, 반의사불벌죄
- 상해죄 – 신체 생리적 기능에 장애 발생 필요, 반의사불벌죄 아님
- 전치 2주 이상이라도 일상생활 지장 없으면 상해 아닐 수 있음
- 자연치유 가능한 경미한 상처는 상해로 인정 안 될 가능성 높음
폭행 상해 합의금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에 피해자와 합의하면 기소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다. 합의를 본다면 반의사불벌죄로 사건이 경찰 선에서 종결되고 불송치 처분이 이루어진다. 가해자는 전과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고 해도 가해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 법원에서는 합의 여부에 따라 형량을 크게 감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해죄에서도 피해자와의 합의는 필수적이다.
폭행 상해 합의금 수준은 사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단순폭행의 경우 보통 벌금형 수준인 50만원에서 300만원 선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상해죄는 상해의 정도, 진단서 상 전치 기간, 실제 치료비, 정신적 고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의금이 책정된다. 전치 8주 정도라면 수백만원에서 천만원대까지도 가능하다.
합의 시기도 중요하다. 수사 초기 단계, 즉 경찰 조사 전 또는 직후에 합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구두 합의는 법적 효력이 없으므로 반드시 처벌불원서를 작성해야 한다. 합의 후에도 피해자가 마음을 바꾸는 경우가 있으므로 합의서에 추후 민형사상 고소하지 않음을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고의성이 처벌의 갈림길이다
폭행죄와 상해죄 모두 고의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고의성이 부정되면 과실치상죄로 처벌될 수 있다. 과실치상죄는 5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2년 이하 징역에 처해지며, 업무상 과실치상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예를 들어 “너가 맞을 짓을 했으니 때렸다”라는 식의 진술은 고의성을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피해자의 녹취가 증거로 채택되는 경우도 많다. 이수역 사건의 경우 여성을 뿌리치다가 여성이 계단에서 굴러 머리를 다쳤다는 부분이 판결에서 받아들여졌는데, 뿌리친다는 행위가 고의적이었는지 방어 차원이었는지 남성 측에서 입증하지 못해서 인정된 것이다.
정당방위의 기본 조건은 나보다 가해자가 더 상해피해가 크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흉기를 든 강도를 만난 사람이 정당방위를 인정받으려면 단순히 범인이 들고 있는 흉기를 쳐서 떨어뜨리는 정도만이 허용되고, 이를 넘어 범인에게 직접 유형력을 행사하면 상황이 애매해질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합의를 하면 전과가 남지 않나요?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합의를 하면 불송치 처분으로 전과가 남지 않는다. 하지만 상해죄는 합의를 해도 공소권이 유지되므로 기소될 수 있고 전과가 남을 수 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참작 요소가 되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치 2주 진단서를 받았는데 폭행죄인가요 상해죄인가요?
전치 2주 이상이라고 무조건 상해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었는지, 자연치유가 가능한 정도인지 등을 종합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