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DB형 중간정산은 불가능하다.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에 가입된 근로자라면 재직 중 퇴직금을 미리 받을 수 없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어디에도 DB형 퇴직연금의 중간정산을 허용하는 근거 규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퇴직금 DB형 중간정산이 안 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제도 설계 자체가 퇴직 시점 기준으로 급여를 산정하는 구조라, 재직 중에는 수급액을 확정할 수 없다.
DC형(확정기여형)이나 법정퇴직금제도에서는 일정 사유가 있으면 중간정산 또는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DB형은 그 자체로 중간정산이 차단되어 있다. 회사에 문의해봤는데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면, 그건 회사가 아니라 법이 막고 있는 것이다. 2026년 현재까지도 이 규정에는 변함이 없다. DB형 가입자라면 반드시 대안을 알아봐야 한다.
DB형에서 중간정산이 불가능한 이유
퇴직금 DB형 중간정산이 막혀 있는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확정급여형은 퇴직 시점의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퇴직급여를 산정한다. 재직 중에는 최종 급여 수준이 확정되지 않으므로 정확한 퇴직급여를 계산할 수 없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 퇴직 시점 기준 산정 – 재직 중에는 수급액 확정이 원천적으로 불가
- 적립비율 하락 위험 – 중도인출을 허용하면 적립금이 줄어들어 다른 가입자의 수급권을 침해
- 연금계리 곤란 – 적립금 운용과 재정 안정성이 흔들림
- 사용자 부담 구조 – DB형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므로 중간 지급 시 재원 관리가 어려워짐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도 DB형 퇴직연금에 대해서는 중간정산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실무에서 간혹 “DB형도 사유가 있으면 중간정산이 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돌기도 하는데, 이는 DC형이나 법정퇴직금제도와 혼동한 것이다. 퇴직금 DB형 중간정산을 원한다면 제도 전환이 유일한 현실적 선택지다.
DC형 전환 후 중도인출하는 방법
퇴직금 DB형 중간정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DB형을 DC형(확정기여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DC형으로 전환하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2조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할 경우 중도인출이 가능해진다.
전환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회사 인사팀에 DC형 전환을 신청한다.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얻어 제도 변경이 이루어지며, 기존 DB형에서 쌓인 퇴직급여는 정산되어 DC 계좌로 이체된다. 다만 전환까지 약 2주 이상 소요될 수 있고, 대부분의 회사에서 제도 간 이전은 1회만 허용한다. 한번 DC형으로 전환하면 다시 DB형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점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특히 임금 상승률이 높은 직장이라면 DB형이 유리한 경우가 많으므로, 전환 전에 본인의 임금 상승 가능성까지 따져보는 것이 좋다.
| 항목 | DB형(확정급여형) | DC형(확정기여형) |
| 중간정산 / 중도인출 | 불가 | 법정 사유 충족 시 가능 |
| 퇴직급여 산정 기준 | 퇴직 시점 평균임금 | 적립금 + 운용수익 |
| 운용 책임 | 회사(사용자) | 근로자 본인 |
| DB형 복귀 가능 여부 | – | 불가 |
DC형 중도인출이 가능한 사유
DC형으로 전환한 뒤에도 아무 때나 돈을 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해야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퇴직금 DB형 중간정산을 위해 DC형 전환을 고려한다면 본인의 상황이 아래 사유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사유별로 증빙서류도 달라지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DC형 중도인출 허용 사유
1.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 구입
2. 무주택자가 전세금 또는 보증금 부담 – 1회 한정
3. 본인 또는 부양가족 6개월 이상 요양
4. 최근 5년 이내 파산선고
5. 최근 5년 이내 개인회생 개시 결정
6.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임금 감소
7. 천재지변 등 고용노동부장관 고시 사유
해당 사유 없이는 DC형이라 해도 중도인출이 불가하다. 퇴직금 DB형 중간정산 자체가 안 되니 DC형으로 전환하겠다는 판단을 내리기 전에, 전환 후 실제로 중도인출 사유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전환만 하고 중도인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DB형의 장점인 회사 책임 운용과 퇴직 시점 평균임금 기준 산정이라는 이점을 포기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 퇴직금 DB형 중간정산이 안 된다고 무작정 DC형으로 갈아타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퇴직금 DB형 중간정산 대신 알아야 할 세금 문제
DC형 전환 후 중도인출에 성공하더라도 세금 문제가 남는다.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면 해당 시점까지의 근속기간이 초기화된다. 이후 퇴직 시에는 중간정산일 다음 날부터 새로 계산하므로 최종 퇴직금이 줄어들고, 퇴직소득세 부담도 커진다. 퇴직소득세는 연분연승법이라는 방식으로 계산되는데, 근속연수가 길수록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가 커지는 구조다. 결국 근속연수가 짧아지면 세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간정산으로 근속연수가 짧아지면 같은 금액이라도 세율이 올라간다. 예를 들어 10년 근속 후 퇴직할 때와 중간정산 후 5년 근속으로 퇴직할 때의 세금 차이는 상당하다. 다만 “퇴직소득 세액정산 특례”를 활용하면 과거 근무 기간을 합산해 세금을 재계산할 수 있다. 이 특례는 자동 적용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회사에 신청해야 한다. 퇴직금 DB형 중간정산 대신 DC형 전환을 택했다면, 최종 퇴직 시 이 특례 적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국세청 퇴직소득세 안내에서 구체적인 계산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DB형 퇴직연금 가입자인데 급하게 목돈이 필요하다. 방법이 없나?
A. 퇴직금 DB형 중간정산은 법적으로 불가하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DC형으로 전환한 뒤 법정 사유에 해당하면 중도인출을 신청하는 것이다. 전환에는 근로자 대표 동의와 회사 내부 절차가 필요하므로 인사팀에 먼저 문의하는 것이 좋다. 다만 전환 자체에 시간이 걸리므로 급한 자금이 필요한 경우 다른 금융 수단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Q.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면 기존 퇴직금은 어떻게 되나?
A. 전환 시점까지 쌓인 DB형 퇴직급여가 정산되어 DC 계좌로 이체된다. 이체까지 약 2주 이상 걸릴 수 있으며, 이후부터는 매년 회사가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DC 계좌에 납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서 퇴직연금 제도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Q. DC형 전환 없이 DB형 상태에서 담보대출은 가능한가?
A.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을 담보로 한 대출은 허용되지 않는다. DB형은 사용자가 적립금 운용 책임을 지는 구조이므로, 개별 근로자가 적립금에 접근하거나 담보로 활용할 수 없다. 반면 DC형이나 IRP 계좌의 적립금은 일정 한도 내에서 담보대출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퇴직연금 담보대출이 필요하다면 DC형 전환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