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테니스장을 둘러싼 동호회와 입주민 간 소음, 이용권, 용도변경 분쟁을 집합건물법과 공동주택관리법 법리, 실제 보도 사례로 정리했다.
아파트 테니스장 분쟁이 반복되는 이유
준공한 지 20~30년 된 아파트 단지에는 테니스장이 딸린 경우가 많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분양 당시에는 테니스장이 고급 커뮤니티 시설로 취급됐지만, 지금은 이용자가 줄면서 방치되거나 주차장, 다목적 운동공간으로 바뀌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랫동안 테니스장을 관리해온 동호회와, 시설을 다른 용도로 쓰고 싶어 하는 전체 입주민 사이에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부딪힌다.
실제 분쟁으로 번지는 유형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소음과 야간 조명이다. 라켓 타구음과 야간 경기 조명이 인접 동 입주민의 수면과 휴식을 방해한다는 민원이다. 둘째는 이용권 다툼이다. 동호회가 사실상 시설을 독점하면서 입주민이 아닌 외부 회원 위주로 운영되면 전체 입주민과의 갈등이 커진다. 셋째는 안전 문제다. 공이 산책로나 놀이터 쪽으로 넘어와 지나가던 주민이 다치는 사고가 반복되면 시설 존치 자체가 쟁점이 된다. 넷째는 시설 폐쇄와 용도변경이다. 주차공간 부족을 이유로 테니스장을 주차장이나 다른 운동시설로 바꾸려는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아파트 입주민을 대표해 관리 사항을 의결하는 자치기구)의 결정에 동호회가 반발하는 구도다.
| 분쟁 유형 | 핵심 쟁점 | 주요 근거 법령 |
|---|---|---|
| 소음, 야간 조명 | 수인한도(참을 한도) 초과 여부 | 민법 제217조 |
| 이용권 독점 | 동호회 우선 이용 관행의 효력 | 공동주택관리법, 관리규약 |
| 안전사고 | 시설 관리자의 배상 책임 | 민법상 불법행위, 공작물 책임 |
| 폐쇄, 용도변경 | 의결정족수와 동의 절차 | 집합건물법 제15조,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
공용부분 용도변경에는 몇 퍼센트의 동의가 필요할까
테니스장처럼 입주민 전체가 공유하는 공용부분을 주차장이나 다른 운동시설로 바꾸려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 제15조가 기준이 된다. 공용부분 변경은 원칙적으로 관리단집회에서 구분소유자와 의결권 각 3분의 2 이상 결의를 거쳐야 하며, 2021년 2월 시행 개정법 이전에는 4분의 3 이상이 필요했다.
제2항. 제1항의 공용부분 변경이 다른 구분소유자의 권리에 특별한 영향을 미칠 때에는 그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받아야 한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은 주민공동시설의 용도변경 절차를 별도로 규정한다. 경로당, 어린이놀이터, 어린이집, 주민운동시설, 작은도서관처럼 의무 설치 대상인 필수시설은 입주자 3분의 2 이상 동의뿐 아니라 관할 시군구 지방건축위원회 심의까지 거쳐야 다른 용도로 바꿀 수 있다. 테니스장은 주민운동시설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 규정이 함께 적용될 수 있다. 입대의가 의결만 거쳤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용 중인 입주민에 대한 별도 설명과 의견수렴 절차를 함께 밟아야 절차적 하자 시비를 피할 수 있다.
소음과 안전사고는 민법상 생활방해로 다툰다
테니스장 소음이나 야간 조명으로 인한 피해는 민법 제217조가 규정하는 생활방해 문제로 다뤄진다. 이 조문은 토지 소유자가 소음, 진동 등으로 이웃 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주지 않도록 조처할 의무를 지우면서도, 그 정도가 이웃 토지의 통상적인 용도에 맞는 수준이라면 이웃 거주자가 이를 참아야 한다고 정한다. 여기서 참아야 하는 한계를 수인한도(참을 한도)라고 부른다. 대법원은 이 수인한도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아파트 테니스장 소음 민원에서는 관리 주체가 이용시간 준수 안내판을 설치하고 방음, 조경 등 소음저감 대책을 마련하도록 조정된 사례가 있었다. 공이 산책로나 놀이터로 넘어와 다치는 사고는 관리주체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공작물을 점유, 관리하는 자는 설치나 보존의 하자로 손해가 발생했을 때 배상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며, 그물망이나 펜스 높이가 부족한 상태를 방치했다면 관리 소홀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안전조치를 다했다면 책임이 부정될 수 있어, 사고 경위와 관리 이력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
실제로 다퉈진 분쟁 사례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2980세대)는 입대의가 2019년 7월 테니스장 1599제곱미터를 주차장으로 바꾸기로 결의했다. 75%인 2241세대가 찬성했지만, 테니스회 회원 10명이 결의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은 2022년 5월 청구를 기각했다. 조경시설을 운동시설로 함께 변경하면 남는 운동시설 면적이 법정 기준을 웃돌아 공동주택관리법령 위반으로 보기 어렵고, 투표 절차상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더라도 결의를 무효로 할 만큼 중대한 하자는 아니라는 취지였다.
수원시 영통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벌어졌다. 입주민들은 25년 넘게 운영돼 온 테니스장을 다목적 운동공간으로 바꾸기로 90.8% 찬성률로 의결했지만, 테니스 동호회가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폐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동호회 측은 시설 관리에 들인 비용을 근거로 유치권(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에 관해 생긴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물건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을 주장했고, 입주민 측은 협의 과정에서 동호회에 충분한 의견 제시 기회를 줬다고 반박했다. 수원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가 심리를 진행했으며, 이 사안은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최종 결정이 공개되지 않은 계쟁 중인 사건이다. 같은 수원시 영통구에서는 앞서 다른 아파트 입대의가 외부인 무단 가입과 컨테이너 무단 설치 등을 이유로 테니스장을 일정 기간 폐쇄한 사례도 있었는데, 이때는 입주민만 재모집하는 조건으로 갈등이 정리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는 동호회 외부인 비율이 80%를 넘는 단지가 여럿 있었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민사5부가 입대의의 테니스장 폐쇄 조치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사례가 보도됐다. 동호회가 아파트 입주자가 아닌 이상 입대의 결의의 효력이 그대로 미치며, 관리비 명목의 회비를 냈다는 사정만으로 시설을 독점 점유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경기 안양시의 한 아파트에서도 동호회 회원 30명 중 입주민은 10명에 그쳐, 용도변경 결의에 대한 동호회의 효력정지 가처분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분쟁을 줄이는 절차와 조정 활용
용도변경이나 폐쇄를 추진하는 입대의라면 관리규약에 정한 절차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관리단집회나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전에 해당 시설을 이용해온 입주민, 동호회에 별도로 설명회를 열고 의견을 들었다는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의결 요건을 충족했더라도 절차적 설명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가처분이나 결의무효확인 소송의 빌미를 주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호회 입장에서는 회원 구성을 입주민 위주로 유지하고, 회비 사용 내역과 관리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해두는 것이 협상에서 유리하다. 소송 전에는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나 시군구 지방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을 시도해볼 수 있다. 조정 절차는 소송보다 기간이 짧고 비용 부담이 적어, 시설 이용 갈등에도 폭넓게 활용된다. 이웃 간 생활방해 성격이 강한 분쟁이라면 분쟁조정 신청 절차를 먼저 밟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테니스장 동호회에 외부인이 많으면 입대의가 마음대로 폐쇄해도 되나요?
입대의가 정해진 의결 절차와 동의 요건을 지켰다면 동호회 구성과 관계없이 폐쇄나 용도변경을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이 여러 차례 나왔다. 다만 입주민 비율이나 시설 관리 기여도 같은 사정은 소송 과정에서 참작될 수 있어, 절차를 지켰는지가 우선 쟁점이 된다.
Q2) 테니스장을 주차장으로 바꾸려면 몇 퍼센트 동의가 필요한가요?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 변경은 원칙적으로 구분소유자와 의결권 각 3분의 2 이상 결의가 필요하다. 테니스장이 공동주택관리법령상 필수 주민공동시설로 분류된다면 입주자 3분의 2 이상 동의에 더해 지방건축위원회 심의까지 거쳐야 한다. 단지 관리규약에 이보다 엄격한 요건이 있다면 그 기준을 따라야 한다.
Q3) 테니스장 소음 때문에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소음 기준 초과 여부, 이용 시간대와 빈도, 소음 저감 조치 여부 등을 종합해 수인한도를 넘었다고 인정되면 손해배상이나 시설 개선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주관적인 불편 호소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고, 소음 측정 자료 같은 객관적 증거를 갖추는 것이 실제 다툼에서 중요하다.
이 글에서 다룬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구체적인 사안은 관리규약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변호사 상담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