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상여금 통상임금 판례 – 기업 실무 대응 가이드

2026-01-17

By: 임철한 기자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는 수십년간 기업과 근로자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2024년 12월 대법원이 통상임금 법리를 11년 만에 대폭 변경하면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새로운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글에서는 통상임금 판례의 변화 과정과 실무상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통상임금 개념과 법적 의미

통상임금이란 근로기준법에서 연장근로·휴일근로·야간근로 수당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임금을 말한다. 근로기준법 제56조는 이러한 근로에 대해 통상시급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임금 항목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근로기준법이 통상임금의 구체적인 범위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실무에서는 상여금, 각종 수당, 성과급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끊임없는 다툼이 발생했다. 특히 정기상여금의 경우 대부분 기업에서 지급하는 항목이었기에, 그 통상임금성 여부는 노사 모두에게 중대한 관심사였다.

통상시급은 월 통상임금을 월 기준근로시간 수로 나눈 값이다. 토요일이 무급이면 209시간, 유급이면 243시간이 법정 기준이 된다. 그런데 일부 기업은 단체협약으로 이보다 적은 시간을 적용하기도 했는데, 이는 최소기준의 원칙 문제를 낳게 된다.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 – 고정성 요건의 등장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 판단에 있어 획기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이 판결은 통상임금의 요건으로 정기성·일률성과 함께 ‘고정성’을 추가했다. 고정성이란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해 확정적으로 지급될 것이 보장된 성질을 의미한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전제 아래 노사가 합의하는 실무가 장기간 계속되어 왔고, 이러한 노사합의는 관행으로 정착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재직 조건이나 근무일수 조건이 붙은 상여금은 고정성이 결여되어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는 법리를 확립했다.

하지만 반대의견은 날카로웠다. “사용자가 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더라도 이를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선의라고 볼 수는 없다”며, 판례와 행정해석의 불일치로 생기는 혼란에 대해 사용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는 오랫동안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행정해석을 유지해 왔지만, 대법원은 1995년 이후 임금의 객관적 성격에 따라 통상임금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해 왔기 때문이다.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 – 고정성 요건의 폐지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은 두 건의 전원합의체 판결(2020다247190, 2023다302838)을 통해 11년 만에 통상임금 법리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했다. 핵심은 고정성 요건의 폐지다. 이제 재직 조건이나 일정 근무일수 조건이 붙어 있더라도 정기성과 일률성을 갖춘 임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판결은 실무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동안 많은 기업이 2013년 판결 이후 상여금에 재직 조건이나 근무일수 조건을 추가하여 통상임금에서 제외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대응 방식은 결국 집단 소송과 노사관계 불안의 요소가 되어 왔다.

다만 판례는 단체협약에서 약정시수를 정한 경우에도 최소기준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명확히 했다. 예를 들어 단체협약에서 170시간을 약정시수로 정하고 A수당만을 통상임금으로 규정했더라도, 판례 변경으로 B수당도 통상임금이 된 경우 통상시급은 (A+B)를 법정시수 243시간으로 나눈 값이 된다. 기존에 회사가 A÷170으로 계산한 시급이 더 크다면 추가 지급 의무가 없지만, (A+B)÷243이 더 크다면 그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판례 변화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기업은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부담이 늘어난다. 이는 단순히 현재 임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근로자는 과거 수년치 미지급 수당을 한꺼번에 청구할 수 있고, 이것이 집단 소송으로 확산되면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퇴직금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간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하는데,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항목이 늘어나면 평균임금도 상승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차수당, 생리휴가수당 등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각종 법정수당도 함께 증가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 임금 체계를 통상임금 기준으로 재검토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시점에 대규모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정기상여금, 명절상여금, 각종 고정수당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를 법률 전문가와 함께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기업의 실무 대응 전략

통상임금 확대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첫째는 임금 체계 자체를 재설계하는 것이고, 둘째는 근로시간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임금 체계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검이 필요하다.

    • 기본급, 상여금, 성과급, 수당을 지급 목적과 기준별로 명확히 구분
    • 관행적으로 지급해 온 금원의 임금성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
    •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는 항목을 사전에 파악
    • 퇴직금 산정 기준과 임금 구조 간 불일치 여부 점검
    • 취업규칙과 실제 운영 간 괴리가 없는지 확인

근로시간 관리 측면에서는 생산직·서비스직처럼 근로시간 제한이 중요한 직군의 경우, 통상임금 증가분만큼 연장근로 시간을 감소시켜 전체 인건비를 고정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법정 근로시간(1일 8시간, 1주 40시간) 이내로 근로시간을 조정하면 연장근로수당 계산 자체가 법적 논쟁으로 확산되지 않는다.

반면 외근직이나 연구개발직처럼 성과가 더 중요한 직군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 근무제도를 활용하여 근로기준법상 제약에서 벗어나면서 적절한 성과 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이 효과적이다.

통상임금 분쟁 예방을 위한 체크리스트

통상임금 리스크는 사전 예방이 핵심이다. 아래 표는 기업이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항목을 정리한 것이다.

점검 영역 주요 체크 항목 리스크 수준
임금 항목 분류 상여금·수당의 지급 목적과 기준이 명확한가 높음
근로계약서 임금 산정 방식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가 중간
취업규칙 통상임금 정의와 실제 운영이 일치하는가 높음
근로시간 관리 연장·야간·휴일근로 기록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는가 중간
과거 미지급 수당 최근 3년간 통상임금 재계산 검토를 했는가 높음

특히 주의해야 할 기업 유형이 있다. ▲ 채용·근로·임금·퇴직을 가이드라인 없이 처리하는 기업 ▲ 인사 담당자 변경 시 업무 인수인계가 명확하지 않은 기업 ▲ 취업규칙과 실제 운영 간 괴리가 있는 기업 ▲ 프리랜서·외주 인력을 다수 활용하는 기업 ▲ 구조조정이나 권고사직을 앞둔 기업은 반드시 통상임금 체계를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또한 포괄임금제를 운영하는 기업도 주의가 필요하다. 포괄임금제 자체는 합법이지만, 실제 근로시간을 전혀 관리하지 않거나 포괄임금에 포함된 연장근로수당이 실제 근로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경우 법원은 포괄임금제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2024년 판례 변경 전에 지급한 임금도 소급 적용되나

원칙적으로 판례 변경의 효력은 소급한다. 다만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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