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계약이 끝나갈 무렵이면 세입자라면 누구나 불안해진다.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어쩌나, 보증금을 얼마나 올릴까, 이사를 가야 하나 같은 고민들이 밀려온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전월세 갱신청구권이다. 이 권리를 제대로 활용하면 최소 2년, 전략적으로는 최대 6년까지도 같은 집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전월세 갱신청구권이란 무엇인가
전월세 갱신청구권은 2020년 7월 31일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핵심이다. 세입자가 2년간 거주한 후 집주인에게 “2년 더 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말한다. 이른바 ‘2+2년 보장제도’로 불린다.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집주인 마음대로 계약을 끝낼 수 있었다. 전세가가 오르면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 임차인을 받는 일이 흔했다. 하지만 이제는 세입자가 원하면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 권리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단, 이 권리는 1회만 사용할 수 있다. 최초 2년 계약 후 갱신청구권으로 2년 더 거주하면 총 4년까지 보장받는 구조다. 하지만 묵시적 갱신을 활용하면 최대 6년까지도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전월세 갱신청구권 행사 시기와 방법
전월세 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는 정확히 정해져 있다.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르면, 계약 만료일 기준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다. 2020년 12월 10일 이전 계약은 1개월 전까지였지만, 이후 체결되거나 갱신된 계약은 2개월 전까지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계약 만료일이 11월 30일이라면, 5월 30일부터 9월 30일 0시 전까지 집주인에게 갱신 의사를 밝혀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권리를 행사할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행사 방법은 비교적 자유롭다. 구두,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 어떤 방식이든 가능하다. 하지만 나중에 분쟁이 생길 수 있으니 내용증명 같은 증거를 남기는 게 안전하다. 단순히 ‘연장하고 싶다’는 표현보다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다’고 명확히 밝히는 게 좋다.
보증금이나 월세가 증액되면 새 확정일자를 받아야 하고, 재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지자체에 전월세 신고도 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월세 갱신 시 임대료 5% 상한제
전월세 갱신청구권의 가장 큰 장점은 임대료 상한 제한이다. 집주인이 임대료를 올리더라도 직전 계약 대비 5%를 초과할 수 없다. 만약 집주인이 10% 인상을 요구하면 이는 법 위반이며, 초과분은 무효다. 세입자는 초과 지급분을 돌려받을 수 있다.
5% 상한제는 전월세 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새로운 임차인과 계약하거나, 4년 계약이 끝난 후 재계약할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지자체가 조례로 5% 이하로 낮출 수는 있지만, 현재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5%를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할까? 집주인이 5%를 초과해 인상을 요구하면 거절할 수 있다. 집주인은 이를 강제할 수 없으며, 만약 분쟁이 생기면 소송이나 분쟁조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갱신 거절이 가능한 정당한 사유
세입자가 전월세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는 다음과 같다.
- 세입자가 2개월 이상 월세를 연체한 경우
- 세입자가 무단으로 타인에게 집을 전대한 경우
- 집주인 본인이나 직계 존비속(부모, 자녀)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 건물이 노후화되어 철거나 재건축이 필요한 경우
- 최초 계약 시 재건축 계획을 고지하고 실제 재건축을 진행하는 경우
특히 ‘실거주 목적’은 자주 악용되는 사유다.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실제로는 다른 세입자를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2020년 9월 29일부터는 퇴거 후 2년간 해당 집의 임대차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집주인 본인이나 직계 존비속이 실거주 목적으로 갱신을 거절했다면, 최소 2년간 실제 거주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묵시적 갱신과 전월세 갱신청구권의 차이
묵시적 갱신과 전월세 갱신청구권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묵시적 갱신은 계약 만료 전까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아무 말이 없으면 자동으로 기존 조건 그대로 계약이 연장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계약 기간은 정해지지 않으며, 세입자는 언제든 나갈 수 있다.
반면 전월세 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명확히 의사를 밝혀야 하고, 2년 계약으로 확정된다. 또한 5% 임대료 상한제가 적용되지만, 묵시적 갱신에는 이런 제한이 없다.
중요한 점은 묵시적 갱신을 했다고 해서 전월세 갱신청구권이 소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초 2년 계약 후 묵시적 갱신으로 2년 더 살고, 그 다음에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총 6년을 거주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2+2+2년 전략’이다.
| 구분 | 계약갱신청구권 | 묵시적 갱신 | 합의 갱신 |
|---|---|---|---|
| 임대료 증액 제한 | 직전 계약의 5% 이내 | 제한 없음 | 제한 없음 |
| 계약 기간 | 2년 확정 | 기간 정함 없음 | 협의에 따름 |
| 세입자 중도 해지 | 통보 3개월 후 가능 | 언제든 가능 (3개월 전 통보) | 계약서 조건에 따름 |
| 확정일자 | 임대료 변경 시 필요 | 없음 | 새 계약서 작성 시 필요 |
전월세 갱신 후 중도 해지는 가능한가
전월세 갱신청구권을 행사한 뒤 중도에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4항에 따르면, 세입자는 언제든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통보한 날로부터 3개월 후 계약이 종료된다.
다만 3개월간은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또한 이 기간 동안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것은 집주인의 몫이며, 중개보수도 집주인이 부담한다.
최근 이 부분을 두고 법원 판결이 엇갈리며 논란이 있었다. 1심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후에도 세입자가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일부 판결에서는 ‘별도 기간을 정하지 않은 묵시적 갱신’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세입자의 손을 들어주며 중도 해지가 가능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자주 묻는 질문
전월세 갱신청구권은 꼭 서면으로 해야 하나?
아니다. 구두,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하다. 하지만 나중에 분쟁이 생길 수 있으니 내용증명 같은 증거를 남기는 게 안전하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다’고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좋다.
묵시적 갱신을 했다면 갱신청구권은 사라지나?
아니다. 묵시적 갱신을 했더라도 전월세 갱신청구권은 여전히 1회 남아 있다. 최초 2년 계약 후 묵시적 갱신으로 2년, 그 다음 갱신청구권으로 2년을 더하면 총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갱신 시 새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나?
필수는 아니지만 권장한다. 보증금이나 월세가 바뀌었다면 새 계약서를 작성하고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야 한다. 또한 재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전월세 신고도 해야 과태료를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