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오가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불륜이나 폭력 등 귀책사유가 있는 배우자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책배우자라도 재산분할 청구권은 인정된다. 다만 실제 분할 비율을 정할 때는 기여도나 부양적 요소가 함께 고려되므로, 단순히 잘못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유책배우자도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한 이유
우리 법원은 오래전부터 이혼의 귀책사유와 재산분할 청구권을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다. 대법원 1993. 5. 11. 자 93스6 결정에 따르면,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하여 이룩한 재산이 있다면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 제도는 부부가 혼인 중 취득한 실질적 공동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외도나 가정폭력 등의 사유로 이혼하더라도, 그 배우자가 재산 형성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맞벌이를 했거나, 가사노동으로 상대방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했다면 그 기여는 인정받을 수 있다.
실제로 불륜으로 이혼한 사례에서도 바람 핀 남편이나 아내가 각각 절반의 재산을 분할받거나, 심지어 고액 연봉자의 경우 유책배우자임에도 70~80%의 재산을 분할받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재산분할이 위자료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유책사유가 재산분할 기여도에 미치는 영향
그렇다면 유책배우자는 전혀 불리하지 않을까? 원칙적으로는 그렇지만, 실무에서는 유책사유가 간접적으로 기여도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외도 후 가출하여 별거 기간이 오래되었다면, 그 기간 동안 아내가 홀로 대출금을 변제하고 자녀를 양육하며 재산을 유지·증식했을 것이다.
이런 경우 법원은 별거 당시 부동산 가액 중 부부 각자의 기여도가 얼마인지, 별거 기간 중 부양료나 양육비 지급 사실이 있는지, 별거 이후 재산 변동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만약 남편이 별거 후 생활비나 양육비를 전혀 주지 않았고, 아내 혼자 모든 경제활동을 감당했다면 남편의 기여도는 상당히 낮게 인정될 수밖에 없다.
또한 재산분할은 청산적 성격 외에도 부양적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다. 혼인 파탄으로 홀로 자녀를 키워야 하는 배우자가 곤궁한 상황에 처한다면, 법원은 이를 고려해 재산분할 비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러니 유책배우자라도 기계적으로 50대 50 분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재산분할 기여도를 입증하는 방법
재산분할 소송에서 기여도 입증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나도 집안일 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자료들이 기여도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까?
- 부동산 매입 시 자금 출처 및 비율 증명 자료
- 대출 명의 및 원리금 납부 내역 – 통장 거래 내역, 이체 증명
- 생활비 및 양육비 지급 내역
- 별거 기간 중 재산 유지·증식 관련 자료
- 가사노동 및 육아 분담을 입증할 수 있는 진술서, 증인
예를 들어 부동산을 공동명의로 취득했다면, 당초 매입 자금의 비율, 대출자 명의, 대출금 원리금을 누가 납부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또한 혼인 전부터 소유한 특유재산이라도, 혼인 기간 동안 상대방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나 증식에 기여했다면 일정 비율은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의 차이점
많은 사람들이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혼동한다. 하지만 이 둘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위자료는 혼인 파탄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성격이므로, 유책배우자는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고 오히려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반면 재산분할은 혼인 중 형성한 공동재산을 청산하는 절차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는 유책성을 충분히 반영하되, 재산분할 비율을 정할 때는 재산 형성 기여도와 부양적 요소를 중심으로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 구분 | 위자료 | 재산분할 |
|---|---|---|
| 법적 성격 | 정신적 손해배상 | 재산 청산 및 부양 |
| 유책사유 영향 | 직접 반영 – 유책배우자는 지급 의무 | 간접 반영 – 기여도 산정 시 고려 |
| 청구 가능 여부 | 무책 배우자만 청구 가능 | 유책배우자도 청구 가능 |
| 결정 기준 | 혼인 파탄 책임, 고통 정도 | 재산 형성 기여도, 부양 필요성 |
따라서 “배우자가 불륜을 저질렀으니 재산을 더 많이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위자료는 별도로 청구할 수 있지만, 재산분할은 기여도 중심으로 판단되므로 유책사유만으로 비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각서 작성과 재산분할 포기의 효력
이혼 전 상대방이 잘못을 뉘우치며 “재산분할 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쓰는 경우가 있다. 과연 이런 각서는 법적 효력이 있을까? 원칙적으로 이혼 전에 미리 재산분할 청구권을 포기한다는 약정은 효력이 제한된다.
재산분할 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후에 비로소 구체적으로 발생하는 권리다. 따라서 이혼 전 단계에서 장래의 재산분할 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약정은 민법상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어 원칙적으로 무효로 본다. 다만 이혼 성립 후 구체적인 재산분할 비율과 방법에 대해 합의한 경우라면 그 합의는 유효하다.
따라서 급한 마음에 각서를 받았더라도, 실제 이혼 소송에서 그 각서만으로 상대방의 재산분할 청구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오히려 당시 상황과 각서 작성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적정한 분할 비율을 판단하게 된다.
자주 묻는 질문
배우자가 외도했는데 재산을 반반 나눠야 하나?
외도 사실 자체만으로는 재산분할 비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외도 후 별거하면서 생활비나 양육비를 주지 않았고, 당신 혼자 재산을 유지·증식했다면 상대방의 기여도는 낮게 인정될 수 있다. 위자료는 별도로 청구 가능하며, 재산분할은 기여도와 부양 필요성을 중심으로 판단된다.
별거 기간이 길면 재산분할에 유리한가?
별거 기간이 길고 그 기간 동안 상대방이 생활비나 양육비를 전혀 주지 않았다면, 당신이 홀로 재산을 유지하고 증식했다는 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법원은 ▲별거 당시 재산 가액 중 각자의 기여도 ▲별거 중 부양료·양육비 지급 여부 ▲별거 후 재산 변동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전업주부인데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까?
당연히 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리했지만, 지금은 가사노동과 육아, 내조를 통해 상대방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한 기여가 충분히 인정된다. 실제로 전업주부라도 재산분할 비율 50% 이상을 인정받는 사례가 많으며, 부양적 필요성까지 고려하면 더 높은 비율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