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외도가 드러났을 때 불륜 상대방, 즉 상간자에게도 위자료를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 민법이 규정하는 성립 요건부터 소송 절차, 2025~2026년 최신 대법원 판례까지 순서대로 짚는다.
민법이 정한 부정행위의 법적 범위
부정행위의 법적 출발점은 민법 제840조 제1호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해당 조문은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를 한 때”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명시한다. 대법원은 이를 “간통에 한정되지 않고 부부의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로 폭넓게 해석해왔다.
이성과 단순히 교류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정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성적 접촉이 있거나 그에 준하는 친밀한 관계가 지속됐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어야 법원이 인정한다. 문자 메시지, 사진, 숙박 이용 내역 같은 물증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부정행위 인정이 가능해진다.
혼인이 이미 실질적으로 파탄 난 상태에서 발생한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위자료 책임이 제한될 수 있다. 법원은 부정행위가 혼인 파탄의 원인인지, 이미 파탄된 혼인 이후의 결과인지를 따진다. 이 구별이 소송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법적 요건
배우자만이 아니라 불륜 상대방, 즉 상간자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법적 근거는 민법 제750조(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와 제751조(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한 배상)다. 배우자와 상간자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 책임을 지며, 이 점이 상간자 소송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구조다.
다만 상간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핵심 조건이 있다. 상간자가 상대방에게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음에도 관계를 지속한 경우여야 한다. “전혀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책임이 감경되거나 면제될 수 있으므로, 상간자의 인식 여부를 입증할 증거를 함께 확보해두는 것이 소송 전략의 핵심이다.
이혼 여부와 상간자 소송은 별개로 움직인다. 혼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상간자만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혼 결심이 서지 않았다고 해서 상간자 소송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는 뜻이다.
상간자 소송 제기 절차
절차는 크게 네 단계로 나뉜다. 먼저 증거를 확보하고, 소장을 작성해 관할 법원에 제출한다. 피고(상간자)의 답변서가 접수되면 심리가 시작되고, 변론 기일을 거쳐 판결이 선고된다. 판결 후 피고가 자발적으로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집행 신청으로 이어진다.
관할 법원은 원칙적으로 피고의 주소지 가정법원 또는 지방법원이다. 이혼 소송과 함께 진행할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병합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장에는 청구 취지와 청구 원인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증거 자료를 첨부한다. 인지대(법원에 납부하는 소송 수수료)는 청구 금액에 따라 달라지며, 3,000만 원 청구를 기준으로 20만~30만 원 수준이다.
통상 1심 소요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사이다. 피고가 사실을 인정하거나 증거가 명백하면 더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지만, 사실관계를 다투면 기간이 연장된다. 항소심까지 가면 전체 소요 기간이 2~3년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위자료 금액 – 법원이 고려하는 기준과 최신 판례
상간자에 대해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 금액은 일반적으로 5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부정행위 기간과 빈도, 혼인 파탄 여부와 그 원인, 미성년 자녀 유무, 상간자의 적극적 가담 정도가 핵심 고려 요소다. ▲ 혼인 파탄의 직접 원인으로 부정행위가 인정되고 미성년 자녀까지 있는 경우 증액 폭이 눈에 띄게 커진다.
2025년 9월 대법원은 배우자와 합의를 마쳤더라도 상간자에게 별도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4므14938 판결). 배우자가 합의금을 지급했다면 그 금액만큼 상간자의 채무가 줄어들지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청구권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내용이다.
반면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므16678 판결에서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부부 쌍방에게 동등하다고 판단된 경우, 상간자의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미 혼인이 상당히 무너진 상태였다는 사정이 있다면 상간자의 법적 책임 자체가 부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 고려 요소 | 증액 방향 | 감액 방향 |
|---|---|---|
| 관계 지속 기간 | 1년 이상 지속된 경우 | 일회성 또는 단기간 |
| 혼인 파탄 관계 | 부정행위가 파탄의 원인 | 이미 파탄된 상태에서 발생 |
| 자녀 | 미성년 자녀 있음 | 자녀 없음 |
| 상간자 가담 정도 | 주도적이거나 악의적 가담 | 소극적 역할, 조기 합의 |
소멸시효와 증거 수집 – 청구 기간과 입증 방법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다. ▲ 기산점은 ‘사건이 발생한 날’이 아니라 ‘피해자가 실제로 알게 된 날’이며, 이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는 법원이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결정한다. 불법행위 자체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별도로 시효가 완성된다(민법 제766조 제2항).
증거 수집은 소송 승패를 실질적으로 좌우한다. 법원이 증거로 채택하는 항목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카카오톡, 문자, 이메일 등 디지털 메시지 (캡처 또는 출력본)
- 숙박업소, 호텔 이용 내역 및 카드 결제 영수증
- 공개된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 영상
- 통화 기록 (번호, 통화 시간, 횟수)
- 제3자 목격자 진술서 또는 사실확인서
사적 대화를 무단으로 녹음하거나 타인의 기기에 접근해 얻은 자료는 증거 능력이 부정되거나 역으로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증거 수집 방법을 결정하기 전에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필수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이혼하지 않고 상간자만 상대로 소송할 수 있나?
가능하다.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이혼 소송과 분리해서 독립적으로 제기할 수 있다. 혼인 관계를 유지한 채 상간자만을 피고로 삼는 소송 사례가 실무에서 적지 않다. 이혼 소송과 병합하면 절차가 일원화되는 이점이 있지만, 이혼 결심이 없다는 이유로 상간자에 대한 청구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배우자와 위자료 합의를 마쳤는데 상간자에게 추가로 청구할 수 있나?
2025년 9월 대법원 판결(2024므14938)에 따르면 추가 청구가 가능하다. 배우자가 지급한 합의금만큼 상간자의 채무가 줄어들지만,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청구권이 살아있다. 다만 배우자와의 합의서에 “상간자를 포함한 모든 청구를 면제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명시돼 있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상간자가 국내에 없거나 연락이 두절된 경우에도 소송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국내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피고가 해외에 있더라도 국내 법원이 관할권을 갖는 경우가 많다. 피고의 주소를 알 수 없는 경우 공시송달(법원 게시판, 관보 등을 통해 소송 서류를 송달하는 방법)을 활용해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판결이 확정된 뒤 피고가 귀국하거나 국내 재산이 확인되면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