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은 반의사불벌죄일까? 고소 취하 가능 여부

2026-03-15

By: 임철한 기자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는 고소를 진행하거나 취하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그런데 정확히 가정폭력이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지, 고소를 취하하면 가해자 처벌이 불가능한지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 이번 글에서는 가정폭력 처벌법상 반의사불벌죄의 의미와 고소 취하 가능 여부, 실무상 주의할 점을 정리해본다.

가정폭력범죄 중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유형

가정폭력은 가족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재산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이런 범죄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있는데, 모든 가정폭력이 반의사불벌죄인 것은 아니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뜻한다. 가정폭력 중에서는 단순 폭행, 존속폭행, 협박, 존속협박, 명예훼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상해, 유기, 학대, 체포, 감금, 강요, 재물손괴, 성범죄 등은 비친고죄로 분류되어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이 가능하다.

따라서 가정 내에서 단순히 때리거나 협박하는 행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만, 상처를 입히거나 지속적으로 학대한 경우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기소와 처벌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반의사불벌죄의 법적 의미와 실제 적용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형사사건은 원칙적으로 국가가 범죄자를 처벌하는 구조이지만,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의사 표시를 하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게 된다.

문제는 이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가해자나 그 가족이 피해자를 회유하거나 압박하여 처벌불원 의사를 강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가정폭력은 가족 관계라는 특수성 때문에 피해자가 경제적·심리적으로 가해자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진정한 의사 표시가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실무에서는 어떻게 판단할까? 검사는 사건의 성질, 동기와 결과, 가해자의 성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사처벌을 할 것인지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할 것인지 결정한다.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되면 형사처벌 대신 상담 프로그램 이수, 사회봉사 등 보호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고소 취하가 가능한 경우와 절차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가정폭력의 경우, 피해자는 고소를 취하할 수 있다. 고소 취하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가능하며, 한 번 취하하면 다시 고소할 수 없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고소를 취하할 수 있는 사람은 고소권자 본인이다. 만약 피해자가 미성년자거나 심신미약 상태라면 법정대리인이 고소를 취하할 수 있다. 다만 판례에 따르면 성년인 피해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고 해서 부모가 당연히 법정대리인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런 경우 부모의 처벌불원 의사는 법적 효력이 없다.

    • 고소 취하는 서면 또는 경찰서·검찰청 방문을 통해 진행
    • 취하 의사는 명확하고 자발적이어야 법적 효력 인정
    • 취하 후 동일 사건으로 재고소 불가
    • 가해자의 강요나 협박에 의한 취하는 무효 주장 가능

반의사불벌죄 폐지 논의와 최근 법 개정 동향

최근 스토킹처벌법이 개정되면서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되었다. 2023년 개정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가해자 처벌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이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종용이나 회유로 고소를 취하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가정폭력 처벌법도 비슷한 방향으로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시민단체는 가정폭력처벌법을 전면 개정하여 반의사불벌 조항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의 책임을 져야 하는 심리적 부담을 해소하고, 가해자 보복이나 합의 강요 등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도 이러한 개정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되면 초기 단계부터 공권력 개입이 가능해져 ‘처벌불원’ 의사 때문에 위험성이 간과되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사건처리량 증가에 따른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과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구분 현행 제도 개정 방향
단순 폭행·협박 반의사불벌죄 적용 반의사불벌 조항 배제
고소 취하 효과 처벌 불가능 취하와 무관하게 처벌 가능
피해자 부담 처벌 결정 책임 국가가 처벌 판단
2차 피해 위험 합의 강요 빈번 보복·회유 가능성 감소

가정폭력 피해자가 알아야 할 실무 대응 방법

가정폭력 피해를 당했다면 우선 신고가 최우선이다. 112에 신고하면 경찰이 출동하여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긴급임시조치를 통해 가해자를 격리하거나 접근을 금지할 수 있다. 이때 ▲폭행 당시 상황을 기록한 사진이나 영상 ▲병원 진단서 ▲목격자 진술 등의 증거를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단순 폭행이나 협박이라도 상습성이 인정되면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에도 비슷한 폭력이 반복되었다면 이를 입증할 자료를 함께 제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화 녹음, 문자 메시지, 이전 신고 기록 등이 모두 증거가 될 수 있다.

고소를 취하할지 고민된다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한 번 취하하면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해자나 그 가족이 합의를 종용하더라도 즉시 결정하지 말고, 법률 전문가와 상담한 후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선변호사 제도를 활용하면 무료로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가정폭력으로 고소했는데 가해자가 맞고소하면 어떻게 되나

가해자가 피해자를 역으로 고소하는 이른바 ‘맞고소’는 실무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 경우 경찰과 검찰은 양측 주장을 모두 조사하여 누가 최초 가해자이고 정당방위나 과잉방위가 인정되는지 판단한다. 증거 확보가 중요하므로 최초 신고 시점부터 사건 경위를 명확히 기록해두어야 한다.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했다가 다시 철회할 수 있을까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후에는 원칙적으로 이를 철회할 수 없다. 다만 가해자의 협박이나 강요에 의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경우, 그 의사표시가 진의 아님을 입증하면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즉시 경찰이나 검찰에 사실을 알리고 법률 조력을 구해야 한다.

가정폭력 가해자가 받는 실제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

가정폭력범죄 중 단순 폭행은 징역 2년 이하 또는 벌금 500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상습적이거나 흉기를 사용한 경우, 자녀가 부모를 폭행한 존속폭행의 경우에는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되면 형사처벌 대신 상담 프로그램 이수나 접근금지 같은 보호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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